[8월특집] 생명탈핵실크로드 준비단 출범식 출사(2016년 11월 21일,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출범식 및 학술세미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 김영호 준비단 상임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6.11.21

생명·탈핵 실크로드준비단 출범식 축사

박원순(서울특별시장)

생명존중과 탈핵이라는 한 마음으로 함께 자리해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은 얼마 전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 시스템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을 경험하였습니다. 지진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5.8의 경주 지진입니다. 경주 일원과 울산지역에서 계속된 수 백여 차례의 여진으로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지진 이상으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것은 원전입니다. 영남지역의어머니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물려줘야 한다며 거리로 나와 “원전 아닌 안전”을 외쳤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지진이 발생한 경주 일원에 12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경주 지진으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명확한데도 정부의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에는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의 선택은 원전이 아니라 안전이어야 합니다. 저는안전한 탈핵사회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난 11월 1일 ‘서울국제에너지컨퍼런스’에서 원전 가동과 신규건설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컨퍼런스에 참가한 세계적인 에너지 석학 존 번 교수도 원전이 아닌 대체에너지로 새로운 혁신을 해야 한다며 제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특히원전이 저렴하고 발전효율이 높다는 원전 옹호자들의 주장은 미국에서도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이미 시장이 입증하였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의 잠재량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전력량의 22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훌륭한 기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선택하면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깨어있고 적극적인 시민들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원전하나줄이기’를 추진하면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하나된 힘을 확인하였습니다. 시민들은 가정의 에너지를 아끼고 직접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생산하여 정말 원전 하나를 줄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위험한 에너지에서 안전한 에너지로, 해로운 에너지에서 건강한 에너지로 바꾸어 나갑시다. 지역을 넘고 국가의 경계를 넘어 연대하고 협력합시다. 여러분들이 걷는 1만 1천km의 길이 도시와 도시의 연대를 잇고, 시민과 시민의 협력을 연결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새로운 길을 열기로 결심한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에너지입니다.



카테고리:08월호-故김종철, 故박원순 특집,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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