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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위험천만한 원전 전열관 파손, 제대로 조사해야 (불교닷컴)

[기고] 위험천만한 원전 전열관 파손, 제대로 조사해야

2019.12.05

문인득 (원전엔지니어,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준) 위원)


[뉴스렙] “쿵.. 쾅.. 쿵.. 쾅..”
이 소리를 들으며 필자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여기는 한울원전이 있는 울진. 바로 원자로와 연결된 증기발생기(혹은 증기생성기, Steam Generator)의 바닥으로부터 나오는 ‘대포소리’ 같은 큰 굉음이다.

‘대포소리’가 나는 이유

아시다시피 원자로는 이상 현상이 생길 때마다 가동을 중단한다. 정기점검 때뿐 아니라 수만 개의 부품 가운데 사고 위험이 있는 중대한 고장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어서 그럴 때는 고온상태의 원자로가 급속히 냉각되는 것이다. 이때 원자로와 고온관 파이프로 연결되어있는, 거대한 7층 높이의 물탱크 같은 증기발생기도 마찬가지로 그런 냉각이 있게 된다.
냉각이 시작되면 금속재질 내부에 열 팽창으로 늘어났던 것이 수축되기 시작한다. 이때 큰 물리력이 작용하게 된다. 바로 응력이다. 영어로는 스트레스다. 이처럼 원자로 기동 및 정지로 발생되는 원자로 배관의 팽창과 수축 때, ‘640톤 무게의 증기발생기’를 떠 받치는 철판은 미세한 변화에도 스무드 하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그게 순조롭지 못하면 금속에 내재되어 있던 힘이 증기발생기 아래에 있는 또 다른 철판과 마찰을 일으킨다. 그 이동하는 힘의 소리가 그런 대포같은 소리로 증기발생기 하단부로부터 터지는 것이다.
그 거대한 설비로부터 터져 나오는 ‘대포소리’는 클러치 불량으로 털컹거리는 거대한 트럭(증기발생기 무게는 15톤 덤프트럭 70대 무게와 맞먹는다)과 같은 느낌이다. 여기만 그런가? 미국에 알아보니 그곳은 그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원전현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원래 금속설비는 열팽창과 수축에 따른 응력이 늘 발생한다. 특히 필자의 전문인 용접 시공 때는 그 현상이 더욱 첨예해져서 피로도가 심해지면 파손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와 유사한 파손사례가 있다. 1994년 서울 성수대교 붕괴다. 용접 응력의 피로균열에 의해 무너진 사례다. 이런 위험은 금속설비가 있는 어느 곳이나 해당된다.
2차대전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딱 맞는 사례가 있다. 당시 대량으로 생산되었던 ‘리버티’계열의 배들은 그 제작과정에서 용접기술을 대거 적용했는데, 강재가 적합하지 않았고 응력이 발생되는 설계 및 용접 문제로 인해 선체에 균열이 갔다. 항해 도중 갑자기 두 동강 나서 침몰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하여 심각히 손상한 것이 약 200척에 달했다고 한다. 원전도 예외가 아니다.

1939-1945년에 건조된 미국 화물선 Liberty호의 용접피로 파괴 : 재료 취성과 용접 잔류응력으로 인하여 약200척이 피로 파손되었다. 주로 겨울에 많이 발생했다(취성파괴).

한울5호기 터빈의 문제

필자가 겪은 것은 증기발생기뿐 아니라 터빈도 있다. 원전이란 우라늄으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발생시킨 후 그걸로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드는 기계다. 원래 핵심설비인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는 격납용기 안에 있는 반면,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은 격납용기 바깥에 있다. 터빈을 새로 설치할 때도 용접이 필요하다. 필자는 경험으로 안다. 터빈 용기와 같은 거대 기계금속설비를 용접하게 되면 응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응력이 터빈의 열팽창에 따른 미세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터빈과 같이 고속회전하는 설비에 진동을 일으킨다는 것을.
그 전에 필자는 20년전 한울4호기의 터빈설치 때 진동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로부터 5년후 2003년경 한울6호기 신설 때, 터빈시공검사의 책임을 맡은 필자는 그 응력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현장기술의 노하우를 적용하였다. 그것은 부분부분 단위 용접도 세심하게 하지만 그 공정이 일단락 될 때마다 용접부위에 일정한 물리적 조치를 취해서 응력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인 것이다.
그런데 한울6호기와 같은 시기에 설치된 한울5호기 터빈은 그런 용접공정을 거치지 못한 듯하다. 그리하여 한울5호기의 터빈은 심각한 고진동이 발생했었는데, 그 당시 한울원전의 최종책임자가 이를 문제 삼았다. 동일한 설계와 동일한 공정을 거쳐 시공한 원전인데도, 왜 6호기는 조용한데 5호기만 시끄러운가 하고. 한참 지나서 실사를 해보니 5호기 터빈내의 많은 부품들이 비정상적으로 마모가 되었는데 그것은 터빈과 배관의 연결용접시 발생된 용접수축 문제 때문이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잡한 구조의 거대설비의 누적된 용접응력은 산학계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 부분인 듯하다. 교과서에도 없어서 필자는 오랜 경험으로 이의 문제점과 해법을 체득했다고 할 만하다. 최근의 세계적인 용접기술관련 연구문헌을 조사해보니, 거대금속설비의 용접응력을 제대로 다루는 기술의 문제는 앞으로 심도있게 다루어야할 연구과제로 꼽고 있다.
당시 5호기 용접의 책임자였던 C모씨는 이로 인해 오랫동안 밤잠도 못 이루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최근 들리는 소식으로는 그 때문에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현장의 기술자는 이와 같다. 원전과 같은 엄중한 기계설비를 다루는 현장에서 자신이 맡은 부분이 잘못되게 되면 스스로 괴로운 나머지 이처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기계의 스트레스가 자신의 몸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한울4호기 증기발생기의 응력문제

다시 보자. 원전은 우라늄으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발생시킨 후 그걸로 격납용기 바깥에 있는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든다. 아래 왼쪽그림은 격납용기 내부를 보여준다. 한가운데에 우라늄을 태우는 원자로가 있고 양쪽에 증기발생기가 있다.
그런데 이 증기발생기에서 증기를 생산하는 전열관(세관)의 마모와 파손이 유난히 심해서 교체하는 일이 빈번해지는 문제가 최근 발생해왔다. 증기발생기는 핵심설비로서 가압경수로형 원전에만 있는 것인데, 특히 한국형이 다른 가압경수로 모델(웨스팅하우스 모델)보다 수명이 짧고, 설계수명의 절반도 못 미쳐서 조기에 교체되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전열관의 손상이 잦은 이유는, 증기발생기를 지지하는 슬라이딩베이스에 복합적인 하중을 동시에 받는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지만 증기발생기는 평소에 고온상태로 가동하다가 정기점검이나 이상한 징후가 발생되면 가동이 중단될 때가 있다. 가동 중단이 여러 차례 반복이 되는 동안에 인장, 압축, 전단 등의 높은 하중이 발생되고,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는 과정에 높은 열 응력이 발생한다. 이런 사이클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고 여러 문제가 생긴다.
정상적인 경우 슬라이딩 베이스가 미끄러지듯 움직여서 그 팽창수축작용을 자유롭게 작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변형이 생기면 수평이동 뿐만 아니라 수직 팽창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다. 원래 슬라이딩 베이스는 변형에 민감한데, 거기에 작용하는 높은 하중이 가해지는 것이 반복되면 피로도도 증가한다.
이로 인해 최초 설계시 예상치 못한 추가하중(열응력/설치하중)이 작용하여 결국 변형이 초래되어, 불안정한 진동을 유발한다. 이때 ‘대포소리’로 그 힘이 전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상운전중 슬라이딩베이스는 설계허용값을 초과한 상태에 있다. 이 결함은 수년전까지만 해도 재질의 문제로 이해되었지만, 최근 ‘설계상의 결함’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울3호기4호기는 미국CE-80모델을 본 따 개발한 한국형모델 APR1400인데 미국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미국의 CE 모델에는 증기발생기의 하중을 지탱하는 슬라이딩베이스에 8개의 앵커볼트가 있는데, APR1400과 OPR1000에는 그 앵커볼트들이 빠져 있다.
원래 미국제품의 기술도입시 지진에 견디는 앵커볼트가 누락되었는데, 그 때문에 열을 전달하는 수직팽창이 억제되어 증기발생기 내부에 있는 직경 20mm 의 전열관(세관) 다발의 마모가 심해서 증기발생기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앵커볼트는 더블너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열팽창시에는 팽창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살짝 얹혀 있도록 하고 지진이 왔을 때에는 증기발생기가 위로 들어 올려져서, 뒤틀리는(오버터닝되는) 것을 억제하는 힘이 작용한다. 앵커볼트가 있으면 슬라이딩 베이스가 변형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앵커볼트가 누락된 경위는 분명치 않다. 이 누락으로 인해 슬라이딩 베이스가 열 응력으로 변형되어 증기발생기 용기는 수직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기울어져 주변 구조물과 접촉되어 장시간 진동이 일어나고, 그 영향이 증기발생기 내부로 전달되어 그 물리력이 전열관 마모로 이어진 것이다. 이 상황에서 약간의 충격적인 지진만 발생하더라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한다. 지금 우리는 극도의 위험상황에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증기발생기 교체공사가 진행되면 그 과정에서 배관을 절단하여 갈아끼운 후 다시 배관을 용접하는 일이 진행되는데, 이때 용접부위에서 응력이 발생하여 그 크기가 설계허용응력을 초과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그 상태로 운전되면, 심각한 진동이 생겨 전열관이 진동에 의한 피로균열과 파손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
한울 3호기와 4호기는 이러한 위험에 놓여있다. 증기발생기 결함과 누설은 격납용기 내부의 압력을 높이고 원자로의 안정에도 영향을 주므로 위험상태로 이어진다. 동일한 모델이 적용되고 있는 울산 신고리 3호기와 전남 영광의 한빛 3,4,5,6호기 등 비슷한 구조의 원전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을 것으로 유추된다.
필자는 지난 정권때부터 이번 정권에 이르기까지 이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여 왔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를 방관한 상태에서 땜질식 처방만 해왔다. 현재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다.
원전위험은 본질적으로 국제문제다. 사고가 나면 지구촌이 위험해진다. 최근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 준비위원회’에 강사로 초청되어 방한한 독일과 일본의 원전기술전문가에게도 이 내용을 알렸다. 이제는 그들도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울3,4호기를 포함하여 위험이 의심되는 원전은 가동을 중단하고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라야 한다.
더 이상 ‘대포소리’가 들리면 안 된다.

/ 문인득 (원전엔지니어,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준) 위원)

원문보기>>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44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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