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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기술문제 아카데미] “격납건물 공극 100% 보수 불가능, 한빛 3·4호기 재가동 안돼”(한겨레)

“격납건물 공극 100% 보수 불가능, 한빛 3·4호기 재가동 안돼”

2019-11-17

일본 원전 전문가 고토 마사시 인터뷰
공극 발견된 원전 재가동 우려 드러내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사후 대책 비판
“삼중수소 안전성 검증되지 않아”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17353.html

일본 원전 안전 기술 전문가 고토 마사시 박사.

“격납건물 공극 문제가 심각한 한빛 3,4호기는 재가동하면 안됩니다.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보수공사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원자력발전소의 격납건물은 안전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정도면 괜찮다는 판단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는 때는 원전 사고가 나서 격납건물이 폭발한 다음 뿐이죠. 그때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일본의 원전 안전 전문가 고토 마사시(70) 박사는 지난 13일 <한겨레>와 만나 한빛 3,4호기 보수공사 논의에 대해 큰 우려를 드러냈다. 시민단체인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원전안전기술문제 아카데미 강연을 위해 한국에 온 고토 박사는 일본 기업 도시바에서 20여년간(1989~2009년) 원자로 격납건물 안전설계를 연구했던 공학자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노심융용’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지적한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토 박사는 현재 한빛 3,4호기의 공극(시멘트 반죽 때 생기는 기포로 인한 구멍)으로 인한 격납건물 부실 문제를 연구중이다. 격납건물은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와 냉각장치 등을 보호하는 구조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방사성 물질의 누출을 막도록 강철판과 이를 둘러싼 두꺼운 시멘트로 구성된 다중방호벽이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도 제어시스템이 고장나면서 냉각 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원자로가 녹아내리고 수증기나 수소가 폭증해 엄청난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격납건물(체르노빌은 지붕)이 폭발하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한빛 3,4호기는 2017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시멘트벽의 공극 숫자가 지난 9월까지 각각 124개, 121개로 늘어났으며 지난 7월에는 한빛4호기에서 시멘트벽 두께(167cm)에 육박하는 지름 157cm의 초대형 공극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토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해보면 공극 주변은 압력 가중치가 4~5배(추정값)로 늘어난다. 그만큼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는 거다. 특히 공극 지름이 20cm를 넘어가면 그 위험성이 훨씬 높아진다”며 공극이 격납건물의 기능에 치명적이라는 걸 강조했다.


고토 박사는 현재 정부가 한빛 3,4호기 시공사였던 현대건설과 보수공사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구멍을 시멘트로 메꾸는 정도로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공극으로 인한 시멘트 내부 철근 휘어짐, 용접상의 결함으로 인한 철판 부식 등 방호벽 건전성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완벽하게 해결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콘크리트벽의 상태를 100%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이정도 공극 문제가 심각한 원전의 재가동 논의는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보다 원전 관리가 철저하다면 왜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난 것일까. 그는 원전이 벗어날 수 없는 본질적 위험성을 언급했다. “후쿠시마 원전에 사고 대비책이 없었던 게 아니다. 지진 등으로 외부 전원이 끊겨도 가동할 수 있는 비상용 발전기 등이 있었지만 초대형 쓰나미로 인해 물에 잠겨 작동하지 않았다. 자연은 인간이 상정한 위험의 임계치를 언제라도 넘을 수 있다. 우리가 준비한 대비책은 사고가 난 다음에야 검증된다. 모든 기술은 실패를 통해 발전하고 안전성이 확보되는 데 원전기술은 이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 원전이 존재 자체로 위험한 이유다. ”


하지만 그는 이미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대처에 대해서는 강도높게 비판했다. 고토 박사는 “올림픽을 앞두고 아베 정부의 은폐와 왜곡이 더 심해지고 있다”면서 “후쿠시마의 오염토를 다른 지역의 건축공사에 쓰겠다는 발상은 방사능 오염을 전국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토 위에 비오염토를 다시 포장하면 괜찮다고 하지만 비 등으로 쓸려나가 오염토가 노출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후쿠시마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오염수의 삼중수소(트리튬) 문제에 대해 특히 우려했다. 삼중수소는 일본 정부가 지난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총회에서 “방사능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물질은 모두 정화했다”고 주장한 걸 계기로 주목받는 방사성 물질이다. 일본 정부와 일부 과학자들은 삼중수소가 체내에 흡수되도 금방 빠져나간다고 주장하지만 고토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저농도 삼중수소라도 디엔에이(DNA)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비판한다. 삼중수소는 세슘 플루토늄 등 다른 방사성 물질과 달리 아직 정화기술도 없다. 그만큼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고토 박사의 생각이다.


“방사성 물질의 심각성은 많은 폐해가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에서 드러난다는 게 문제입니다. 백년, 이백년 뒤에 이게 잘못됐구나 판단해도 그때는 너무 늦은 것이죠. 상존하는 사고 위험과 엄청난 반감기 기간, 사용후 핵연료 문제까지 원전은 후대에 물려주는 무겁고도 위험한 짐입니다.”

글·사진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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