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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위험과 대책] 원전의 안전감시 어떻게 할 것인가?(이정윤)

원전의 안전감시 어떻게 할 것인가?(주1)


이정윤(원자력 안전과 미래)

가. 배경

(1) 국민정서상 불안한 원전


1) 후쿠시마 원전사고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진도 9.0의 대지진 발생으로 대형 원전사고를 전 국민이 목격하였고 실제로 원전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 원전역사상 원전부지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제1원전 1-4호기에서 전원공급상실에 따른 노심냉각불능으로 발생된 중대사고로서 3개 호기에서 연속적으로 노심용융과 함께 수소폭발이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방사능 물질이 대기 중으로 대량 방출이 일어나 광대한 지역을 오염시켰다. 특히 사고 수습을 위해 지속적인 냉각을 위한 바닷물이 투입되고 이에 따른 고농도 오염수가 발생하여 바다에 유입되면서 해양오염과 함께 수산물 오염문제가 지금까지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하여 일본 국토가 오염이 발생되고 48조엔의 피해규모로 집계되었다지만 그 피해는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형이므로 그 규모와 지속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주2)


2) 원전비리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된 그해 2011년 11월에 국내에서는 원전부품위조가 확인되어 지속적인 비리수사가 진행되면서 크고 작은 원전산업계의 수사결과 비리발표가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원전산업계가 특정 폐쇄적 이해집단을 일컫는 마피아라는 오명과 함께 비판받았다.
이와 같이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여 그 사고규모의 크기와 피해의 지속성을 목격하게 되었고, 국내에서는 공교롭게도 원전비리가 발 생하면서 원전산업계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는 동시에 반원전 기류가 증대하면서 원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원전비리 수사와 함께 제도개선을 위한 원전구매제도개선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나름 방향을 잡는듯하였으나 국민이 실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었으므로 원전산업계가 실제적인 개선이 되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보다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1)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본 원전안전을 위한 교훈 – 안전공감대의 확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볼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이며 교훈으로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은 원전운영관리의 투명성, 철저한 원전 안전규제 및 감시의 독립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안전에 대한 국민 공감대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현재 IAEA에서 조사하고 있지만 최종결과는 인재(人災)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고 한다. 즉, 후쿠시마 대지진에 의한 영향보다 어떻게 관리했느냐가 중요한데,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려워진다. 아무리 훌륭한 설비라도 관리하는 방법이 부실하면 고장이 잦아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아무리 낡은 설비라도 관리를 잘 하면 훌륭하게 계속해서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투명하게 정보가 공개되어 연구 개발, 설계, 시공, 정비, 운영, 규제 등등 분야별 이행 주체들의 결과물과 이행과정들에 대해 제대로 된 감시와 평가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원전시설과 같은 특수시설은 국가 안보와 관련되어 있어 대 테러 등 취약한 부분을 고려하면 폐쇄성이 강한 설비로 볼 수 있으므로 특히 유의가 필요하다. 폐쇄성이 강할수록 합리적이지 않게 관리되거나 비리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폐쇄성을 극복하려면 일정한 정보의 공개가 불가피한데 어느 정도 투명하게 정보가 제공되더라도 이에 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안전감시가 독립적인 형태로 수행되지 않으면 무의미해진다. IAEA에서는 우리나라에 IRRS(International Regulatory Review Service)와 같은 활동으로 정기적인 방문 확인 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문제를 가장 먼저 확인하고 있다.(주3) 일본의 경우도 산업부에 속해 있었던 원자력 안전감시조직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처로 독립적인 구조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특정 이해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국제적인 감시도 사실상 국가의 주권침해라는 일정한 한계가 있으므로 부분적으로 잘한다, 더 잘한다, 참 잘한다, 아주 잘한다는 수준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국내 원전 안전감시 체계의 향상을 기대하기는 무리이며 자칫 IAEA가 방문하여 안전체계를 확인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홍보자료로 활용되는 한계를 가진다. 즉, IAEA가 국제적인 핵확산을 감시하는 조직이지 원전안전을 감시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원전안전은 독립적인 감시가 중요하므로 사업자에게 맡길 일이 아닌데 박근혜 대통령은 진흥책임 부서인 산업부를 중심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하였다(주4).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엄정히 하여 국민들에게 소상히 원전비리에 대해 밝히고 원전업계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하면서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도록 하는 IAEA 규정 때문에 산업부의 규제권한이 거의 없다는 이유에 따른 것인데 원전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주문한 바 있다. 이는 2013년 7월 9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발언한 것으로 이 자리에 원자력진흥위원장인 총리와 산업부 장관 등이 자리하고 원안위원장은 차관급으로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원전 안전은 독립적인 감시에서 확보될 수 있는 것인데 이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인식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지 사례로 이 발언 도중에 시행이 추진되고 있었던 산업부의 원전품질 해외 제3기관 검증을 위해 2013년 10월 영국회사를 선정하여 발표하였는데 상당한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주5) 즉, 대통령이 원전비리 근절을 강조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철저한 감시 이외에는 방안이 없다.
원전시설에 대한 최적의 안전관리는 형식적으로 해 봤자 소용없으며 결국 대국민 안전공감대를 확보하는 결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원전 안전성은 국민의 지지를 잃을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상태에서 원전이 운영되는 경우 사회적으로 과다한 각종 문제점들이 실제 이상으로 증폭되어 정상적인 원전관리를 위한 각종 활동들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필자는 “국민원전수용성 확보”라는 사업성이 강한 의미보다 “국민과 함께 같이 간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국민 안전공감대 확보”라는 의미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의 경우 원자력 안전감시 조직이 제대로 된 독립성을 유지할수 있는가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으므로 시민자율 원전안전감시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안전욕구 충족과 실제적인 시설의 안전관리를 직접 확인하여 미흡한 부분은 직접 시정을 요구하고 안전한 부분은 직접 확인하여 관리상태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민감한 보안자료의 유출에 대한 우려인데 이를 위한 철저한 대책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전문가 집단의 구성이 필요하다. 이 집단은 실무 전문가로 구성되어 안전을 감시하는 별도의 조직으로서 자료 보안의 책임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무한 접근도 허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자율 안전감시의 한 사례로 한빛원전안전성검증단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빛원전에서는 1호기-6호기 전체에 대한 주민안전점검을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수행하고 있는데 이 활동을 시민자율안전감시를 위한 사례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2) 원전의 안전확보는 가능한가?


1) 원전의 안전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


일반 시민들의 경우 원전의 안전을 불안하게 느끼게 하는 첫 번째 요소는 원전이 내게 주는 위험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잘 모르는 것이다. 이는 원전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 즉 시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데에 있다. 두 번째는 유사시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대응체계, 대응 시스템의 적절성이다. 이는 원전에 문제가 발생될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에 대한 신뢰와 일정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볼 때 과연 얼마나 위험한지 위험성의 정도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한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어야 하며, 유사시를 대비한 대응체계를 적절히 구축하여 주민 또는 국민이 정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깨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전은 무조건 안전하다고 안전 신화를 강조하는 홍보성 안전문화와 소통에 기반한 안전에 관한 공감대가 없는 정부의 정책은 후쿠시마사고로 우려가 극에 달한 국민을 대하는 진실 된 자세로 볼 수 없다.
이러한 반 원전 국민정서 즉, 심리적 요인에 기여하는 요소는 기술적인 요인과 원전산업계 구성 인력의 자세, 그리고 제도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기술적인 요인은 원전의 안전기준과 지침의 적절성, 설계 제작기술과 연구개발의 적절성, 현장 정비 및 운영기술의 적절성을 들 수 있는데 여기서 미흡한 부분이 존재하는 경우 고장이 보다 자주 발생하고 나아가 사고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아진다.
다음은 직원들의 마음자세인데 고도의 윤리성과 적극적인 자세와 함께 요구되는 것이 책임성이다. 일정부분 직원들의 사기와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기술개발을 위한 자세와 함께 설비의 안전운영 등을 위한 자세에 있어 특히 관료화되어 무책임성 임시방편 성격으로 임하는 경우 불행한 일이 닥칠 수 있는데 요즘 한수원 등 원전 종사자들의 사기가 많이 꺾여서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제도적인 요인으로 원전의 안전 및 품질감시를 위한 독립성 등 최적 감시를 위한 제도적 완벽성이 필요하다. 이들 안전감시 조직의 독립성이 훼손되어 진흥의 논리로 일관하는 경우 안전감시 조직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여러 요인으로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안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규제지침의 적절성과 연구개발, 설계, 제작, 시공, 운전, 정비, 등등의 모든 분야에 있어 독립적인 최선의 감시만이 안전을 위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원전감독법처럼 처벌규정만을 강화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다. 처벌을 강화하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아니고 안전에 있어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원인규명 작업이 필요한데 처벌을 전제로 조사하려
고 하니 다 숨어 버려서 결과적으로 원인규명 작업이 불가능해지고 오히려 안전에 역행하게 될 수 있다. 의도적으로 조직적인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경우로 국한해야 한다. 특히 안전문제를 취급하는 경우에는 재발방지를 위한 원인규명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원인규명을 위한 조사를 위축시킬 수 있는 특히 우리의식에 보편화되어 있는 권선징악적 처벌을 앞세우는 것은 극히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이는 안전 선진국일수록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데 지난 1986년 1월 28일 미국 우주왕복선 첼린저 호가 발사 후 수초 뒤에 폭발하였는데 원인규명을 위하여 모든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하고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였고 2년 8개월 뒤 결국 원인을 밝혀냈는데, 무리한 발사스케쥴을 맞추느라 고체로켓 연료의 부스터에 들어가는 고무시일 패킹이 얼어서 누설된 것임을 밝혀내었고, 이후 프로젝트가 재개되었다. 그러나 누가 실수로 무슨 잘못을 해서 체포하고 잡아넣고 하는 처벌에 관한 내용은 전혀 발표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는 사고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인데 재발방지를 위한 원인규명을 가장 우선적인 조치사항으로 처리한 것임을 알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행주대교 붕괴(92년), 성수대교 붕괴(94년), 삼풍백화점 붕괴(95년), 대구 지하철화재참사(2003년), 숭례문 방화사건 등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0년에는 독립기념관에서 같은 화재사고가 재발했었다. 그러다가 2014년 4월 전대미문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만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의 원인규명작업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전이 없는데, 세월호 조사특위의 대부분 리더급이 검사 출신으로 구성되어 기술적인 원인규명 보다 징악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방식으로는 피 조사자들이 협조할 수 없는 구조이므로 결국 원인규명작업이 실패하고 있는 주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기간을 늘려달라고 하는 현재의 특위는 결국 돈만 쓰고 원인규명 작업에 실패하고 말 것임이 자명하다. 이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므로 이성적이고 현명한 합리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세월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세월호가 우리에게 주는 추가적인 교훈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나. 우리나라 원자력안전 파라독스


필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지만 최근 원전안전에 모순되는 점들을 몇 가지 느끼게 되었는데 이는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의 단면으로 생각된다. 이를 간략히 정리하고자 한다.


(1) 원전 방재대책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방재대책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체계가 여러 조직으로 분리되어 있어 유사시 민관군을 아우르는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한 종합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비상운전절차서와 중대사고관리절차, 비상절차가 각각 작성기관이 서로 다른데 작성 중에 서로 긴밀하게 협조를 통해 작성되는 것이 필요하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데 문제가 있다. 전혀 다른 조직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가 없는 조직특성도 그렇고 실제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 절차단계가 연계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연계성 관리가 세련되어 있지 못하다. 즉 연계성 관리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주민 대피훈련절차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영하여 개선시키는 것이 요구된다.
주민대피의 경우도 교통통제, 차단, 오염확산대책, 기상상태를 반영한 대피소 적 기대응운영, 필요시 대피시설 신규보완, 주민대피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대피훈련 체계 및 대피물자 확보 등이 필요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대피훈련을 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순된 것이다. 대피하여야 한다고 요구하면 평소 원전은 안전하다는 논리를 깨야 하는 것이고 대피훈련을 하지 않으면 유사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대처하는 기능이 약화된다. 따라서 안전을 위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대승적인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원전이 중대사고라고 하는 상황까지 가면 모든 게 끝장이므로 중대사고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 없이 적절히 추진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투자를 말고 종료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무책임한 것이므로 철저한 대피 훈련에 만전을 기하여야 하며 주민 또한 철저한 대피훈련을 요구하고 동시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여야 한다. 아니면 초기대응을 위한 대책을 보다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모순은 결국 안전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도 저하에 따른 일단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만일에 있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대형사고로 인한 피해는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 경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초대형 국가적인 손실이 발생된 경우 보상을 누가 얼마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제대로 대응방안을 준비하지 않는 경우 원자력 산업 전체가 유사시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피해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상당한 윤리적인 문제로 귀착될 수 있다.


(2)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문제


원전 내부에 저장 중인 사용후 핵연료는 소내 임시저장시설에서 보관 중이며 초기 설계는 일정 기간 보관하여 열이 하향 안정화 되면 발전소에서 이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송 저장하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발전소 폐로가 거론되는 현 시점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소내 임시저장시설에 대한 저장용량을 확장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한빛원전의 경우 2024년 전체 6개 호기의 저장용량이 만재하여 더 이상 발전소의 가동이 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주6)
현재 발전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의 소내 임시저장은 임시저장시설이므로 사용후 핵연료의 실제 저장량 등 주요항목을 반영한 안전해석을 설계에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임시대응방식으로 볼 수 있어 취약성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소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 중인 사용후 핵연료는 안전을 우려하는 많은 국민의 우려로 인해 오히려 저장공간을 확보하지 못하여 인출하지 못하는 모순점이 발생된다.
사용후 핵연료는 보다 안전한 시설을 지어 옮겨 저장하는 것 이외에 현재로는 다른 선택이 없다. 물론 폐로는 또 다른 선택이지만 궁극적으로 안전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왜냐하면 폐로해도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므로 안전을 확보하지 않고 폐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성이 그대로 상존하는 것이므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이러한 모순점은 역시 국민의 안전신뢰도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이기 때문에 신뢰확보를 바탕으로 한 원전안전 공감대 확보가 문제 극복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판단된다.(주7)


다. 우리나라 원전안전의 현안

(1) 우리나라 원전안전의 제반 문제

우리나라 원전안전을 위협하는 제반 문제를 몇 가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사람들에 따라 인식을 여러 갈래로 할 수 있으나 그 동안 원자력계 현장과 일선에서 실무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입장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1) 정부당국의 전문성

정부당국의 행정능력은 각종 고시임용자, 학력 특채자 등 수준을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수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현장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현장상황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므로 예하 기관의 지원과 자문 인력을 통해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특히 정부 주변 인사들로 각종 정책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는 현장성이 떨어지는 엘리트 교수들에 의한 정책입안을 통한 정책은 우리나라 원전사업 초기에는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으나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면 일정 테두리 사람들을 위한 정책중심으로 입안될 수 있으므로 편협성이 우려되고 그 때문에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으나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예를 들면 원전구매제도개선위원회의 구성과 같이 제반정책이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결정되므로 특정집단의 이익에 치우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어떠한 정책이라도 항상 적절한 정책의 비판, 감시세력을 일정 부분 형성하여야 자극과 함께 개선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정책이 입안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지 않고서는 특정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형식의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최근 원전 마피아라고 비난을 듣는 원인이 바로 그것이다. 회전문인사라고 할 수 있는 현장과 거리가 있는 몇몇 특정 교수중심의 인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원전 정책들 보다는 폭 넓은 현장의 합리적이고 다양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수용하여야 건전하고 합리적인 정책수립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2)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유지는 중요성에 대해 재론할 가치도 없다. 그 이유는 독립적인 시각이 아닌 진흥의 한 편으로, 진흥에 의한 논리로 안전을 바라보면 안전이 제대로 인식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IAEA에서는 2011년 한국원자력 안전체계의 실사(IRRS)에서 한국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을 권고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장관급이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차관급으로 격하된 이유가 아직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총리 직속으로 편제되었다. 원자력진흥위원장이 총리인데 총리 직속으로 편제되어 실제 원자력안전법 제2조에 규정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이 훼손될 소지가 있는 조직구성으로 볼 수 있다.

3) 진흥중심의 원전사업구조

원자력진흥위원장인 총리 산하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편제됨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활동은 진흥의 논리로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많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간에 그 예로 원안위의 산하 기술지원조직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후 인력이 거의 변동이 없다고 볼 수 있는데 총 480명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실제적으로 60~70명의 인력이 증가되었다고는 하나 그동안 신규 원전건설로 인한 원전 수의 증가를 고려하면 증가된 것으로 볼 수 없다.
19기의 원전이 관리되는 독일의 경우 TÜV 등의 독립적인 안전감시 인력이 2,000여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100여기의 원전이 관리되는 미국의 경우 NRC 인력만 4천여 명에 달하는데 이 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대폭 증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건설까지 고려하면 30기의 원전이 관리되는데 독립적인 안전감시 전문인력이 원자력안전기술원 중심으로 고작 480명 수준인데다 그나마 원전에 투입되는 기술인력은 그 절반이하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제대로 관리될 수가 없는 것이다. KINS 인력은 따라서 현재 안전기준과 지침수립 수준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며 현장감시까지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는 수준의 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진흥 중심의 원전사업 구조로 인하여 규제 및 감시인력의 증원을 극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인력구조로는 안전감시는 고사하고 안전규제 기준과 지침수립 수준의 인력구성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들 중 상당수는 그나마 동위원소 등 비원전 분야의 안전감시 인력으로 투입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면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규제 및 지침수립기능이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미국 중심의 해외 규제지침을 답습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안전규제 수준인데, 미국 중심의 안전규제는 다양한 노형이 들어와 있는 우리나라의 원전 주변인구 밀도 등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 때문에 규제지침의 적절성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안 되고 그대로 들어와 미흡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주8)
이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진흥중심의 정부입장이 지속적으로 진흥중심의 정책을 수립하고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안전을 강화시키기 위한 실제적인 대응책 마련만큼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4) 지속되는 원전비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공교롭게도 원전비리가 속출하여 사회 적인 이슈가 되었고 이에 따른 국가적인 파장이 컸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여러 번 해결을 촉구하며 언급한 적이 있다. 실제 이러한 원전비리는 사실상 겉으로 드러나기 전에 상당부분 뿌리깊게 진행된 측면이 강하다.
즉 비리근절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해결을 위한 대책수립이 필요한데, 2013년 6월 정부에서 원전구매제도개선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정부는 각종 언론에 전문가를 구성하여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스펙은 화려한 분들이지만 요구되는 분야와 동떨어진 경력의 전문가들로 구성하였고 이 때문에 해결을 위한 제대로 된 개선방안이 구성될 수 있을지 원전비리를 우려하는 많은 전문가들에게 출범 초기부터 회의감을 주었다. 더 나아가 정부정책으로 내 놓은 이 대책은 단기간 주목을 받을 수 있고 대중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잠시 받을 수는 있겠지만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된 출범 때와 달리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시책결과가 보도된 바를 찾을 수 없다. 이는 출범 때 전문가들과 현장일선의 많은 분들이 예상했던 바이다.
처음 구매제도개선위가 출범할 당시 실제로 우려된 점은 전문가 구성이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원전구매제도를 제대로 알려면 원전산업의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원전의 까다로운 QA 시스템, 그리고 구매입찰제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실제 구성된 전문가들은 제각기의 분야에 있어서는 훌륭한 전문가라는 데에 이견은 없으나 이 관점에서 보면 막상 품질과 입찰에 관한 전문가는 한명도 없는 것이다.
또한 원전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원전감독법이 통과되었는데, 대부분의 비리에 대한 처벌규정이 대폭 강화되어 원전감독법에 감시소홀에 따른 처벌규정보다 비리처벌 규정만 반영되어 있어서 또 다른 권위가 생겼다고 말한다. 즉, 대부분 지금까지 있었던 원전비리는 사전에 문제점을 철저히 교육 또는 주지시키고 감시 감독을 강화하였으면 대부분 발생되지 않았을 문제들인데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러한 원전구매제도개선위원회 구성과 원전감독법을 보면 정부의 원전비리에 대한 근절의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동시에 대책마련이 미흡한 탓에 해결능력에 의구심이 들고 이로 인해 현재까지 근절되지 않고 잠복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상황이 바뀌고 감시가 소홀해지면 언제든 비리가 재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투명성과 감시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으로 벤처기업 육성과 함께 중소기업과 전략적인 동반성장을 위한 건전한 벤처 생태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강력한 윤리적 기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가치정립이 중요한데, 관리에 있어서 유착관계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운영방식으로 아직도 제대로 정착이 미흡한 상태이다.(주9)
원전비리수사로 현재까지 68명이 구속되었다고 한다.(주10) 이 중 상당수는 중소기업 대표들이다. 구매자와 공급자 간에 기술과 품질 이외의 관계를 나타내는 신뢰(?)적인 관계를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가 기인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관계란 학연, 출신(전 직장)과 함께 가장 큰 요소로 고려된다. 즉, 구매자에게는 신뢰(?) 관계가 우선이며 기술과 품질은 나중이라고 보는 것이 개선되어야 한다.
또 고려해야 할 것은 중소기업 육성의 관점에서는 구매자와의 직접적인 관계 보다는 중소기업과 엔지니어링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 조직과 구매자가 분리된 상태로 구성되어 있다. 즉, 시방서는 한전기술(주)에서 생산하고 구매는 한수원이나 두산중공업이 발주하여 계약이 체결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제작할 때 시방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계약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엔지니어링 파트인 한전기술(주) 시방서 저자와 함께 직접 논의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상당한 고충이 되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기술시방서 등 기술문서와 구매부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엔지니어링회사에서 발주하는 한편 중소기업은 계약한 엔지니어링사의 담당 엔지니어와 직접 기술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반면, 구매회사인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은 기술적으로 시방서작성에 참여하지 않아서 구매시방서의 기술적인 내용파악이 어렵다. 해외에서는 엔지니어링사에서 엔지니어링과 구매권을 동시에 가지고 일원화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만 원전기기의 시방서를 작성한 설계회사와 설비구매회사가 이원화 된 특수 구조로 되어 있어 설계자와 제작사 간 기술교류가 어려워서 품질저하요소가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다른 문제 요소가 개입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이다.

<그림 1> 우리나라의 원자력 구매과정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사인 한전기술(주)가 원자로 구매부터 모든 원전설비의 구매권을 직접 행사하고 직접적인 기술교류가 될 수 있도록 보장하여 현재의 절름발이 기능에서 조속히 기술중심으로 기술을 강화시킬 수 있는 구조로 개선시켜야 한다. 다만 엔지니어링사 내부에서 엔지니어링부서(시방서 등 기술문서 작성)와 구매부서(입찰 시행) 그리고 품질평가부서가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상호 감시하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엔지니어링 부서에서는 강력한 윤리적 의식을 바탕으로 제작사에 대한 기술지원이 가능하여야 하며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국제적인 기술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는 구조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


5) 원자력안전규제의 감시기능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위원회 산하 안전전문위원회가 있어서 KINS가 심의안건을 평가한 보고서를 안전전문위에 제출하면 전문위는 이를 평가하여 보 고서를 작성하고 본 위원회에 의결을 위한 안건으로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까지 진행되는 원안위의 의결진행은 의결기구 자체가 모두 실무와 현장성이 약한 교수중심의 위원회 성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실제적인 검토가 미약하고 안전성 여부를 승인하는 결정기구로서 책임소재가 또한 모호하다.

또한 심의의결 기구는 KINS가 제출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의결은 하지만 안전을 기술적으로 평가하는 인력구성도 취약하다. 즉, 실무경험자가 거의 없고 이를 검토하기 위한 안전전문위원회 또한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많은 우수한 제자를 배출한 교수가 발언권이 높은 특징이 있으며, 실제적인 전문성과 현장 실무 능력은 고려하고 있지 않고 철저하게 특정 학연중심으로 권위적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는 일반적인 평이다. 이것이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특정 그룹에게 편중된 결과로 다양성이 취약하여 기술적인 협소로 연결되어 의사결정이 취약한 구조이다.
이로 인하여 KINS의 보고서는 일단 제출되면 대부분 통과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심사보고서를 작성하는 KINS의 실무능력에 대부분 의존하는 것으로, 문제는 KINS의 심사과정과 함께 작성된 심사보고서를 중심으로 심의하는 안전전문위원회의 심의과정에 대한 감시구조가 전혀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한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로 볼 수 있으며 원안위에 야당측 추천인사가 들어가 있어 그나마 개선되었다고 하나 위원회에서 보통 시간이 촉박하게 진행되어 심사를 다시 할 수 없는 최종심사단계를 고려할 때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
이와 같은 문제점으로 대표적인 것이 후쿠사마 원전사고 후속대책이다. 원자력안 전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실제 사업자가 관련 대책수립을 위한 지침을 수립하고 대책에 대한 심사를 통하여 적정성을 심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위원회가 대책을 직접 수립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책의 적정성은 누가 평가하는가 하는 문제점이 남는다. 다시 말하자면 후쿠시마 후속대책 수립은 원안위가 먼저 지침을 수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실제 원전설계에 적용해야 할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에서 이를 충분히 검토하여 대책을 수립하고 발전사업자인 한수원이 대책에 대한 사업자 중심의 검토를 거처 KINS/원안위에 제출하여 심의, 의결되어 시행되고, KINS가 시행되는 내용에 대한 안전검사를 통해 최종 인허가 승인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 대책은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모두 생략된 채 막상 감시해야하는 기능을 가진 원안위가 직접 대책을 수립하여 내놓은 것이다.
후쿠시마 후속대책의 일부에 대한 적절성 여부는 후속 절에서 추가로 논의한다.

6) 기관별 독점형 사업구조

우리나라는 기관별로 각각 원전사업 기능을 나누어 독점적으로 수행하도록 구성 되어 있다. 연구개발(KAERI), 설계엔지니어링(한전기술), 핵연료(한전핵연료), 정비 (한전KPS), 설비운영(한수원), 안전검사(KINS) 등등 분야별 독점형 사업구조는 각 분야별로 인적 교류가 취약하여 기술교류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
한수원은 설계기술적인 배경이 취약하여 중앙연구원을 집중 육성하게 되는 한편, 설비를 취급하는 현장직원들의 기술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되어 이에 따른 문제로 실제 현장에서 직접적인 설비고장(2014년 10월 한빛 3호기 증기발생기 누설감지기 고장 등)이나 발전정지(2015년 5월 한빛 3호기 RCP 정지 제어카드 고장으로 발전 정지 등) 등이 최근에도 유발되고 있다. 정비회사인 한전 KPS는 엔지니어링이 취약하여 국내 관련 설계기관과 협조하는 것보다 대부분 해외에 부족기술을 의존하는 상황이며, 원자력 관련 국가 연구개발도 현장에 필요한 연구개발 보다는 기초형 중장기 과제에 치중하거나 현장 적용과제도 제대로 된 설계적인 기술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어 대부분의 과제가 효용성이 의심되며 실제 적용도 잘 안되거나 적용 시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 국감에서 2011-2015년까지 고장정지로 인한 손실액이 무려 4,5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주11)했는데 계속되는 고장에 따라 발전정지되는 경우 정지기간도 길어지는 것도 원인이지만 현장중심의 원전설비 운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국감에서 나온 결과 한수원 고위층과 발전소장 다수가 방사선 피폭량이 0인
결과가 나왔다. 지난 한수원으로 독립된 이후 통계라고 하는데 그 동안 이들은 현장점검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고도 고위직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주12) 본사 경영진과 현장인력간의 소통과 현장 경험에 따른 발전소 운영을 위한 현장 중심으로의 과감한 인적쇄신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원자력 유관기관에 대해 종합적인 관리가 실제적으로 한수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수원의 현장 직원들의 설계적·기술적 이해도가 부족하고 인력도 부족하여 함께 일일이 용역, 정비, 구매품 등에 대한 검토 또는 감시에 예산을 투입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현재 종합조정 기능이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다. 원전 국산화가 시행된 영광원전 3, 4호기 건설 초기에는 사명감과 의지도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 이루어진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원전산업구조도 많이 바뀌고 대형화되어 관리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여기저기 문제점들이 노정되는 현실이다.
기관 간 기능적으로 연계되는 취약부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중앙연구원, 본사인력 확충에 따라 현장인력이 매우 취약하다. UAE 원전 등 신규 건설에 따른 유경험 충원인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110%로 운영될 필요가 있는데, 2014년 현재 90% 안팍의 인력이 채워져 있어 현장에 경험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야별 독점구조는 자기분야가 아닌 부분은 신경을 쓰지 않는 전형적인 배타적 구조이며 기관간 분점형 사업구조로 전체적인 의견조율이 취약하며 연구개발도 각 기관별로 나눠 갖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특정 기술적인 쟁점을 가지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며, 이에 따라 비효율적인 연구비의 운영으로 국내 원전기술 관련 기술수준은 투입비용에 비해 결과는 크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원전설계 코드 국산화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개발비 투입에도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는데, 그냥 한번 해 본 것이지 실제적인 기술적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7) 후쿠시마 원전 후속대책

후쿠시마 원전 후속대책은 전술하였듯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직접 대책반을 구성하고 원전의 현장조사를 거처 1개월 만에 50개 과제를 선정하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한수원에서는 1조 1천억 규모의 대책을 2015년 말 추진 완료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중대사고로 2009년 12월 UAE 원전수출을 달성한 정부에서 원전사업을 해외수출 산업화 의지를 가지고 후속적인 수출을 추진하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국민용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여 당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된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보면 충분한 기술검토 없이 진행된 느낌을 많이 주고 있는데 투입된 예산 규모에 비해 상당히 아쉬운 측면이 많다.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하여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중대사고 개념을 정립하고 폭넓은 기술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중대사고 설계개념을 재설정하고 이에 따라 당장 추진이 가능한 사업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해 나가는 정책이 필요한데, 시급하고 일사불란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점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주13)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충분한 사전조사를 통해 개념설계와 설계요건을 설정하고 시방서를 결정하고 제작검토를 또는 제품개발을 하고 그에 맞추어 시험요건에 따른 합부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데 그보다 대책이 앞선 경우이다. 이에 대한 대책의 문제점을 몇 가지 들면,

  • 수소제거장치(PAR, 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 ;
    수소제거장치는 한수원과 한수원의 협력업체, 중소기업의 협력 기술개발과제로 처음 국내에서 기술국산화를 추진한 것이다. 기술개발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점은 해외제품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원전에 적용하기 위한 중대사고 개념의 설정, 이에 따른 설계기술요건(시방서)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협력과제를 통해 해외제품을 참조하여 국내에서 제품이 먼저 개발되어 나온 것이다. 물론 중대사고라는 개념정립이 필요하지도 않았던 때이고 후쿠시마 사고 이전이라 하더라도 개발 이후 적용 시점에서 이를 충분히 검토하기 보다는 시급성으로 우선 설치하기 급급하였고 제품개발이 어떤 과정을 통해 합격이 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한 점도 있겠으나 일단 한수원의 중소기업 협력 과제에서 최종 합격, 판정되어 통과되었는데, 특히 개발 이후에 발생된 후쿠시마 사고에서 새롭게 발생된 관점들과 우리나라 원전의 설계특성을 반영하기에는 미흡한 점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원전산업계에서 시행하는 국산화 과정에서 종종 발견되는데, 특히 수소제거장치의 경우는 구매자인 한수원이 중소기업협력과제를 추진하다 보니 국내 원전에 적용하기 위한 설계자 시방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 먼저 개발되었다. 국내 원전의 중대사고 개념과 설계요건을 설정하고 시험합격을 위한 요건설정도 정하여 제품에 대한 시방서를 구현한 뒤 제품이 개발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없이 제품부터 나온 것이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된 뒤 이 제품을 직접 발전소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시방서가 작성되었다. 시방서도 급속히 작성되어 구체적인 시험요건 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국정감사에서 제품의 시험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수소연소시간 등에 대한 합부판단에서 실제 논쟁이 발생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한빛원전검증단에서는 수소제거장치의 중요한 부분인 촉매의 성능부분에 대한 검증시험과 수소분석을 포함한 중대사고 해석에 대한 독립검토를 요구하여 현재 진행 중에 있다.
  • 이동형발전차 ;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대형지진사고 이후 정전에 따른 연료냉각 불능에 기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동형발전차를 배치하여 유사시 현장에 달려가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책이 수립된 것이다. 그러나 이동형발전차량 또한 충분한 현장에 대한 검토없이 수립된 대책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부지에 지진이 발생하면 한 기의 원전만이 정지되지 않으므로 다수호기 부지에 이동형발전차를 한 대만 배치하는 것은 예를 들면 6기 원전이 있는 한빛원전부지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원전부지의 경우에는 더 많은 원전이 가동 중 또는 건설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부지별 한 대 배치한 이동형발전차량의 합리성에 대해 의문이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장에 시험할 때 참관하여 보면 전원케이블 30M를 3가닥 설치하기 위해 20-30명이 투입되는데 유사시 중대사고 지역에 해당하는 고 방사선 구역임을 감안하면 너무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다. 또한 케이블이 이동차량 아래에 연결점이 있어 이 지역에서 바닥에 누워 10분 이상 연결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작업자는 작업 후 과다피폭자가 되어 오염자로 별도로 관리되거나 아니면 케이블 연결 후 장렬한 전사자로 또는 과다 오염자로 격리를 위해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케이블 드럼 또한 3개가 필요한데 바닥의 지지대가 사과나무 궤짝으로 되어 있어 지게차가 취급하기에는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고 이 작업을 위한 지게차 운전자가 항시 따라가야 하는데 평소 이를 위한 팀 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연료는 30분 사용하면 고갈되므로 디젤발전기 연료실에서 연결하여 수급되어야 하는데 지하에 위치하여 침수될 경우에 연결작업을 위해서는 수영해서 들어가야 하므로 작업자는 유사시를 대비해 잠수 장비와 함께 잠수자격증도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전반적으로 이동형차량의 바닥으로부터의 최저 높이가 20cm 수준으로 무척 낮은데, 이는 발전소 사고를 감안한 유사시의 장애물이 수북한 도로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각종 장애물과 뻘 등에 의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도로상태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례로 볼 때 그냥 사다가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는 것이다. 현장 여건을 고려한 구매시방서 작성을 통하여 설계요건을 제대로 검토하고 부지별 특성을 고려하여 설계한 것이 아닌 일괄 구매하여 4개 원전부지에 배치한 것으로 그나마 없는 것 보다 낫지 않은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4개 원전 부지에 1000억원 정도라는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 격납용기 배기시스템 ;
    월성 1호기 계속운전 과정에서 격납용기 압력경계 설정을 위한 과정 중 논란이 되는 것이 설계압력 등 특정 이상의 압력이 발생되는 순간 배기장치를 이용하여 배압시키는 것으로 고려하겠다고 규제기관에서 답변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중대 사고용으로 설치된 설비가 설계기준사고에서도 작동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설정이 안된 상태를 의미이므로 이 결정을 먼저 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주증기관 파단사고와 같은 설계기준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로 고려되기 위해서는 주제어실에서 수동으로 열 수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방식은 운전원이 현장에 뛰어가서 열어야 하는 시스템으로 약 30분의 지연시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추가적으로 해당 시스템을 국내 원전에 설치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된다면 적용을 위한 설계이므로 전문적인 독립 설계기술검토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수소제거장치의 문제(주14)를 학습한다면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사용자의 설계시방서가 발행한 뒤 개발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영한 중대사고 대응전략 ;
    국내에서는 작성된 비상대응절차서가 발전소에서 대응하기 위한 비상운전절차서, 중대사고관리절차서, 비상절차서를 각각 다른 기관이 작성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계성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어느 시점에 비상운전절차에서 중대사고 관리절차로 이전되어야 하는 지 명확하며 보다 상세한 논리설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응전략 중에서 특히 필요한 부분은 주민대피 방재대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기상상태를 감안한 대피시나리오 전략수립, 현장의 도로교통 상황을 감안한 통제 및 안내, 대피소 운영을 포함한 각종 대피시설, 방호장구 등의 적절성과 배치 적합성, 등등 전반적인 실효성을 감안한 대책수립이 미흡하다. 이를 위해서는 최적 시뮬레이션을 통한 대책수립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방재훈련이 종종 실시되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평가단이 발족되어야 하며 현재 자체적으로 선임한 평가단에 의해 평가되고 있으므로 소상한 평가결과 또한 공개가 필요하다.

  • 지진자동정지시스템 ;
    지진자동정지시스템은 후쿠시마 후속대책 중 하나로 발전소에 설치된 것인데 설계기준 지진이 발생하면 해당 가속도 값을 측정하여 정지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측정되는 지진계는 설계기준지진 보다는 일정 여유도를 감안하고 있어 실제 지진시 설계기준 지진보다 약한 지진 상태에서 정지될 수 있다.
    자동정지 시스템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운전원이 판단하여 원자로를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고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하여 다중호기가 특징인 우리나라 원전부지에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 일시적으로 모든 원전이 한꺼번에 정지되면 국가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 특히 많은 원전을 보유한 부지에서는 일시적으로 다중호기가 정지되는 경우 국가 전력망에 혼선을 야기하여 국가적인 블랙아웃(Blackout)이 발생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사건으로 국내 모든 원전의 냉각기능이 오히려 심각해 질 수 있다.
    해외에서 간혹 지진자동정지를 시행하는 국가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와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부지에 다중호기가 밀집되어 정지가 요구되는 수준의 지진이 발생하면 부지에 위치한 모든 원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부지의 모든 원전의 일시적인 정지가 불가피하다는 하며, 특히 저출력 운전 중에 자동정지로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자동정지시스템에서 이를 고려하여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진안정구역인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할 경우 오히려 운전원의 판단으로 정지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고려하여 추진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급하게 추진되었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후속대책의 선정과정과 조치과정에서 충분한 시간투입 없이 일시적으로 작성되어 발생될 수 있는 오류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자정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관점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이유이다. 위에서 기술한 문제점 사례들은 일부에 불과하므로 일시적으로 수립된 후쿠시마 후속 종합대책에 대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타당성 검토가 중간점검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8) 우리나라 원전안전 감시체계

1) 규제감시

전술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원전안전감시체계는 독립성이 취약한 구조에서 안전감시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인데 이로 인해 인력부족과 함께 전문성에서도 한계점을 도출하고 있으므로 규제기관은 대부분 법정검사와 규제심사로 국한하여
주업무가 수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발전소에서 발생된 기술적인 문제점에 대한 대응능력에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후쿠시마 후속대책 수립, 울진 34호기 증기발생기의 원인규명, 원전 부품위변조 대응, 월성1호기 계속운전 심사 등이다.

  • 울진34 증기발생기 ;
    울진 34 증기발생기가 10여년의 운전기간 뒤 세관에서 다량의 문제점이 발견되었고 이를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었다. 6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발견된 문제점은 “딱 이것이다” 하는 게 발견되지 못한 채 세관 재질변경으로 결론이 도출되면서 조사가 종료되었다. 조사위원회는 원자력, 재료, 비파괴검사, 파괴역학 등 각종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지만 실제 설계전문 기술인력이 구성에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이다. 어쨌든 전문 조사위원회가 지속적인 활동을 통하여 향후 발생되는 증기발생기 문제에 기술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대책반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기반 조성이 필요한데 일시적인 조사로 마무리되고 아쉽게 해체되었다.
    그 후 2013년 11월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실시한 증기발생기 비파괴검사에서 다량의 ODSCC(주15)가 발견되면서 한빛원전안전성검증단에서는 원인규명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인적구성에서부터 미흡하여 울진 3·4호기와 완전히 다른 결함위치 패턴에 대한 분석을 위하여 요구한 증기발생기 이차측 열수력해석도 일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해석결과 조차 내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다.
    물론 세관 재질변경을 포함한 증기발생기 교체가 답일 수 있겠으나 최초 설계당시 인코넬 600재료는 상당히 우수한 재질로 평이 나 있었으나 사용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것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웨스팅하우스 원전에서는 동종의 인코넬 600을 사용하여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구조적인 문제가 지배적인 경우에는 재발될 수 있으며 재료에 문제를 국한하더라도 현재의 어떠한 재료기술(교체된 인코넬 690재료 등)이더라도 향후 운영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 또한 증기발생기에서 도출되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능력과 조직, 전문가가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평소에 완벽하게 구성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가 있다.
    왜냐하면 증기발생기 문제는 경수로에서 보편적이긴 하지만 한국형 원전의 원래 노형인 미국 CE형 원전 San Onofre 발전소의 경우 교체된 증기발생기가 문제되어 폐로된 사례가 있다. 이는 한국형원전의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취약점이 증기발생기가 된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원자력계에서 증기발생기에 대한 구조적인 설계 및 성능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이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전을 수출하고 있는 나라인데 현재처럼 증기발생기에 급작스럽게 문제가 생기면 언제까지 미국기술에 의존하는 형태로 진행할 수 없으므로 특히 한국형 고유특성인 2 loop 증기발생기 문제에 대해 꾸준한 원인규명작업을 통해 유사시 문제해결능력과 필요시 설계개선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 및 연구개발, 진단, 평가 관련 기술 인력이 꾸준히 지속적인 노력을 통하여 유사시를 대비한 기본적인 수행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월성 1호기는 중수로이기 때문에 초기단계에서 규제(AECB, 현재 CNSC)와 엔지니어링 조직(AECL, 현재 CANDU Energy사)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여 규제지침 수립과 함께 엔지니어링을 수행하고 계속운전 관련 공청회를 거치면서 평가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특징인 원설계기술 보유국인 캐나다와 거의 동시에 계속운전을 진행하였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계속운전을 위해 마땅히 참조할 선행 인허가 기술기준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계속운전을 위한 준비를 위한 노력이 나름대로 있었지만 미흡하게 진행되었다.
    먼저 계속운전을 위한 심사지침서는 거의 경수로 지침을 기본으로 작성되어 따르고 있는데 중수로의 특징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격납용기 안전기준인 R-7 등을 제대로 검토·평가하여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성 1호기 건설당시 격납용기 규제기준과 이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겪으면서 격납용기 안전기준을 강화시킨 R-7(격납용기 규제기준)을 적용하여 설계한 후 속기인 월성 2,3,4호기에서 관련 설계변경이 이루어져 안전성이 강화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월성 1호기가 이제 계속운전을 하는 시점에서는 당연히 월성 2,3,4에 적용된 R-7을 적용할 때 차이점을 분석하여 설계변경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누락된 것이다.
    또한 계속운전을 위한 수명평가가 포함된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도 부분적으로 확인한 결과 Code Cut-off Date 즉, 코드적용 기준에 따른 검토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초기 설계를 인허가 당시에는 설계시작 시점에서 기준일을 정하여 일목요연하게 최신의 기준을 적용하여 설계한다. 이 기준은 설계인허가 기간동안 적용되어 중간중간 설계변경이 발생해도 최초 인허가 시점의 설계기준일을 적용하게 된다. 그러나 수명연장과 같이 발전소 전체의 인허가가 갱신되는 경우 종료 시점이나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평가기준일을 정하고 적용기준일을 재설정하여 발전소 설비 전체에 대해 일률적으로 합치화를 시행하여야 한다. 계속운전을 위한 주기적안전성검토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술검토 사항은 초기 인허가 시점과 계속 운전 시점에서의 기술기준과 차이를 분석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되 개선할 수 없는 것은 합리적으로 정당화하여야 하는 것이 계속운전 주기적 안전성평가의 기본적인 업무내용인데(주16)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전체적으로 수행되지 않았다. R-7의 검토누락은 이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들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원자로 부품 중 교체가 진행된 압력관은 2004년 ASME Code를 적용하였다면 교체가 되지 않은 칼란드리아용기의 경우 1977년도 코드기준을 적용하여 한 집합체에 코드기준이 상이하게 존재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동 중 정비 또는 검사 시 해당 용접부 검사 코드적용을 달리하여야 하고 부품 교체도 별도로 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어 설비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별도로 기준일을 정하여 합치화를 지금이라도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은 사전에 규제지침이 잘 설정되면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는 것들이다. 동종발전소로 수명연장이 실시된 캐나다의 포인트르프로 원전의 경우 발전소 코드 합치화를 위한 작업에 상당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보고서도 상당히 많이 작성된 바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계속운전 관련 합치화 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으므로 계속운전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되어야 할 해당 보고서가 없이 계속운전이 승인된 것이다.
  • 품질검사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11년 겨울부터 원전부품비리가 지속적으로 발견되었다. 각종 부품 위변조 사건들은 실제 QA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데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은 뒤로하고 수사를 통하여 비리색출이 집중되었다. 그 결과 68명이 구속되었고 이 중 상당수가 한수원 직원을 포함한 중소 기업 종사자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리수사는 그 노력과 수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근절대책이 될 수 없다. 근절을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한데 해외 품질3자검증, 원전구매제도 개선위원회처럼 형식적이고 전시행정적인 홍보적 조치로 개선의지가 의심가는 대책이었으므로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에 실패한 것이다.
    비리수사로 많은 중소기업 종사자가 구속되었다. 중소기업 및 벤처 생태계의 건전한 조성이 필요한데 이에 실패한 것으로 실제 기술과 품질을 중시하기보다는 구매자와 신뢰(?)관계를 중시하는 관행에서 이러한 희생자가 대량으로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력형, 학력, 출신기관 등 관계(Network)형 비리가 싹트게 된 근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구조적으로 품질 및 안전과 직결된 수행업무로 원자력공인검사, 주기적안전성검토, 비파괴검사, 품질검사 업무가 대부분 독립적인 입장이 중요한데 전부 설비운영자인 한수원이 직접 발주하여 하청으로 수행하는 형태도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이에 대한 실례로 설비운영자인 한수원이 직접 발주하여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여겨 정부에서는 국내 독립적인 품질검사를 시행하기 위해 해외 제3기관을 선정하여 해외기관에 독립적인 3자 검토업무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추진과정에서 원자력분야에는 공인검사 외에는 원자력 분야에서 전문성이 약하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로이드라는 선박검사 전문회사가 전적으로 수주하였다. 문제는 이 회사가 원자력전문회사로 3자 독립기관을 수행하는 독일회사보다 기술력 평가에서 우위로 평가되어 상식을 초월한 기술입찰 평가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꼴이 됐다. 나중에 국감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이지만 품질위변조로 문제되어 실직된 직원이 로이드사의 참여인력에 들어가 있던 것이 확인되었고 이들은 전직 한수원 출신이며 소속회사도 한수원 직원들이 투자해서 설립된 것이었고, 이로 인하여 기술능력을 떠나 로이드사에 입찰평가점수를 의도적으로 유리하게 평가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발생 되었다(주17).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이 내용은 대통령이 수차례 비리근절을 지시하는 와중에 발생한 것으로 원자력산업계의 특징인 폐쇄적 그늘아래 원자력 품질분야 종사자의 상당한 결합력을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사업적 신뢰를 명분으로 어느 정도로 비리토양이 뿌리 깊게 조성되어 있는가를 설명해 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 원전설계분야
    원전설계분야는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므로 기술수준과 난이도가 높은 기술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설계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원자력 품질보증시스템에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설계결과물에 대한 설계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별도 독립조직에 의한 철저한 평가와 독립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KINS에서는 안전성평가에만 국한하여 그나마 부족한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나, 기계, 계측분야, 시스템 등에 있어 기기 건전성, S/W V&V 등등 독립적인 기술평가가 절실하다. 이렇듯 취약한 독립검토에 의해 현장에서는 설계부실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데 특히 기관 간에 설계적으로 연계되는 부분과 많은 설계변경이 수행된 발전소 일수록 이런 문제점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 원자력연구개발
    원전 코드 국산화 개발 등 우리나라의 국가 연구개발과제들이 대형화되면서 실제 적용을 위한 실용화 관점에서 최선의 적용을 위해서는 설계적인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계적인 검토는 최종 과제결과발표에서 1시간 이내 종합 발표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결과물은 실제 현장이나 설계에 적용되는 단계에서 문제점들을 노출시키며 동시에 적용되지 못하는 결과도 도출된다.

  • 우리나라 원전안전 감시체계의 개선방향
    개선 관점에서는 비리문제와 설계 및 연구개발 분야에서 결과물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심층검토는 독립적인 기술검토를 강화하는 길 외에는 비리의 원천을 차단하고 부실 설계 및 연구결과를 미연에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이러한 독립검토는 구매자와 공급자와는 독립적인 입장에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독립검토의 활성화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주18)
    최근 원전감독법이 시행되면서 협력업체에 대한 비리 처벌규정 등 과제 이행과정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감독법이 비리 처벌규정만 강화되어 있고 감독소홀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와 처벌규정이 미흡하여 권위적이라는 평이다. 즉, 원전의 제반 감시체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강화시키는 경우 문제점을 사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처벌규정 보다는 사전주지 및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규정이 아쉽다.
  • 독일의 안전규제 사례
    독일의 안전규제는 사업자와 규제기관 사이에 독립적인 전문기관인 TÜV가 있다. <그림 50> 독일의 안전규제체제를 보면 독일의 안전규제체계를 지방정부가 실행하는 측면에서 간단히 요약하고 있다.19)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기관인 지방정부가 원안위 기능이고, 독립전문기관의 경우 KINS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독일은 가동승인권이 중앙정부로부터 지자체에게 위임되어 있다. 지방정부는 독립전문기관의 기술지원으로 안전성을 평가하여 가동승인권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가동승인권을 제대로 행사하는지에 대해 권한을 위임한 중앙정부에서 감시한다. 중앙정부는 원전의 감시보다 원전안전규제를 위한 지침이나 기술기준, 정책을 수행하는데 이를 독립적으로 지원하는 기관(GRS)이 별도로 조직되어 있다. 원전을 감시하는 TÜV는 독과점 방지법에 의해 여러 개로 나뉘어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데, 가격경쟁 보다는 결과물에 대한 품질경쟁이 가장 우선시되고 있다. 이 점에서 독점적으로 안전규제기술업무를 수행하는 우리나라 안전규제 기술지원기관의 독점적인 문제점을 두고 볼 때 합리적인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중앙정부(BAU)는 원자력 안전규제 지침수립 기능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독립적으로 전문가로서 기술지원하는 GRS이외에도 원자로안전위원회(RSK), 폐기물처리위원회(ESK), 방사선방호위원회(SSK), 원자력기술위원회(KTA), 등이 있으며 별도로 주 당국의 연방위탁 행정을 조정하기 위한 원자력주위원회(LAA)가 있다.
<그림 2> 독일의 안전규제체계
  • 프랑스의 안전규제 사례
    프랑스의 경우 중앙정부에 원자력 기능이 분야별로 분산되어 있고 OPECST라는 국회조직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정부조직으로 원자력안전기관(ASN)을 별도로 두고 있다.
    ASN은 ‘정부 및 기타기관, 어떠한 관계자로부터 지시를 받지 아니하고 완벽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법적으로 규정된 독립행정기관으로 기능하도록 되어 있다. 최고 의결기구로 안전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은 대통령이 위원장을 포함 3인을 지명하고 상, 하원이 각 1인씩 지명하여 총 5인으로 구성하며 임기는 6년이다. 이 조직은 <그림 3>에 표시된 것처럼 원자력 안전에 관한 규제, 인허가, 관리, 비상시 지원 등의 역할을 하며 원자력 안전관련 전체 조직을 총괄한다.(주20)
    이러한 원자력안전기관에 제반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그것은 원자력 안전정보 및 투명성을 위한 고등평의회(HCTISN), 기술리스크방지고등평의회(CSPRT), 상설전문가그룹(GPE), 방사선방호원자력안전연구소(IRSN), 지역정보위원회(CLI), 국회과학기술선택평가국(OPECST) 등 각계각층, 전문가의 의견들이 다양하게 수렴되기 위한 조직들이 잘 구성되어 있다. 이는 논의과정을 중시하는 국민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3> 프랑스의 원자력 안전규제 체계

(9) 우리나라의 원전안전 현안 결론

우리나라의 원전안전 결론을 두고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아무리 오래된 발전소라 하더라도 사람이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오래 잘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아무리 새 발전소라 하더라도 관리하는 사람에 따라서 고장을 자주 일으킬 수 있고 이는 사고로 확산될 수 있으며 원전 중대사고로까지 확장될 수도 있다. 또한 원전 설계수명 연장도 마찬가지이다. 폐로 시킨다고 반드시 안전한 것도, 수명을 연장시킨다고 반드시 불안전한 것도 아니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안전을 고려해서 폐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므로 결국 신규원전도 다 폐로되어야 논리적으로 합당한 것이다. 반면, 안전하게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계속운전이 가능한 것이다. 폐로 결정과 정책은 따라서 안전을 기본으로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된 합리적인 결정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안전을 관리하는가 하는 기술적인 문제는 어떻게 감시할 것인가에 그 해답이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에는 반드시 독립적인 감시가 필수적인데 원안위의 독립성이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 원안위의 독립성 그 자체에 대해서는 직제가 원자력진흥위원장인 총리 산하에 있어 취약한 구조이지만 제도적인 보완과 함께 얼마나 독립성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는가도 중요하다.


라. 우리나라 원전안전 감시사례: 한빛원전주민검증단
우리나라에서 주민이 직접 원전의 안전을 감시하는 첫 번째 사례가 영광의 한빛원전의 주민검증단이다. 이는 민관합동대책위원회에서 합의되어 추진한 것으로 한빛원전 1-6호기 전체에 대해 주민 자율검증을 시행하는 것이었다. 주민자율검증 업무에 외부의 전문가들이 투입되었다. 이들 외부전문가는 원자로설계 및 검사에서 실무전문가로 구성된 것이 특징인데, 법정검사가 주종인 KINS와는 대별하여 주로 주민들이 우려하거나 현안으로 취급하는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검증작업에 투입되었다.
특히 이들은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주민대표가 선정하여 한수원과 계약하는 방식을 추진하였고 가급적 수행도중 한수원 직원들과 업무적인 대면 이외에는 접촉을 삼갔다. 검증활동은 한수원과 주민, 전문가 3자가 합동으로 착수회의, 그리고 최종 종료단계에서 협의체회의를 수행하였다. 주요 현안이 되는 경우에는 중간에도 개최할 수 있는데 이 회의에는 한수원 본사 처장, 한빛본부장, 소실장, 팀장 등이 참석하였고 최종 안전개선 항목들에 대한 결정사항들이 조율되어 후속적인 조치이행을 협의하였다. 감시기구위원들과 함께 매 주 자체적인 주간회의와 수시 현안회의가 있었고 이 회의에는 한수원에서 현안사항들에 대한 설명회도 동시에 수행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내용들은 한수원과 주민대표자들인 감시기구 위원들과 서로 소통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발전소 현안들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는 주민들에 의해 안전성 강화를 위한 대책을 심사숙고하는 과정에서 많은 안전현안들이 도출되었고 합리적으로 개선이 요구되거나 안전에 대해 재인식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마. 우리나라 원전안전감시의 개선방향: 지자체에 의한 독립적인 규제검토 모색
우리나라는 원안위와 단일 전문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 체계로 규제가 수행되는 중앙집권적인 규제체계를 가지고 있다. 지방정부에서 지역 분권화가 강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에 행정력이 많이 예속된 지방정부에서 직접 원전의 안전규제를 수행하는 것은 당장에는 무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원전사고 시 가장 피해를 입는 지역주민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욕구가 증대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역주민은 무한 양보와 협조만 하고 권한은 없는 현실을 두고 볼 때 지역에서 민선 지자체장의 책임 하에 주민 중심의 전문가 지원에 의한 자율적인 안전감시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취약한 지역분권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는 지나친 간섭을 배제하고 잘 감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보다 민주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

추가하여 필요한 것은 고급 전문가집단에 의한 기술지원이다. 이들 전문가들의 기술수준에 의해 안전감시의 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과다하게 한수원 또는 주변 조직과 관계가 설정되어 있는 경우 독립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전문성은 설계,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정비, 품질, 운전 등 분야별 경력과 기계, 원자력, 재료, 비파괴, 전기전자, 계측, 품질, 소방, 건축, 토목,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현안에 따라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을 당장 구하기 어려우므로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전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인 안정적인 시장확보와 함께 장기적으로 인력을 모아 구성하면서 동시에 신규인력으로 상호 보완하여 구성하면 인재양성과 함께 상당히 훌륭한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예산은 독립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며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전문가 조직이 필요하다. 이것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하는 경우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나 중앙정부와 상당하고 끈기 있는 협상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에서는 지역 대표가 강력한 의지로 자율적 안전감시를 추진해야 한다. 의병같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내가 지켜야 하는 것처럼 내 앞마당에 있는 원전의 안전을 수백 km 떨어져서 보고받지 않고는 발전소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조직에게 안전을 송두리째 맡겨 놓는 것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닌 이상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자체에 의한 독립적인 안전감시의 수준은 주민검증단 사례로 볼 때 초기에는 감시수준으로 현장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무작위 추출하여 안전기기의 정비, 설계변경, 시공 등에 대해 점검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감시기능을 독립검토까지 포함하여 검사포인트를 늘리는 경우 상당한 인력과 예산이 수반될 것이다. 초기에는 낮은 수준으로 시작하여 조직과 경험을 갖추고 인력과 예산을 증원해 가면서 점진적으로 검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KINS가 수행하는 현장 법정검사와 심사, 주기적안전성평가, 품질 및 설계 독립검토, 가동중검사 독립검토, 공인검사 등의 업무는 중장기적으로 지역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역무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내용은 <표 1>에 요약되어 있다.(주21)

<표 1> 개선을 위한 지역중심 원자력안전규제 체계의 방향

바. 결론

결과적으로 원자력 안전은 멀리 있지 않다.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철저히 감시하여 제거하는 것이다. 연구개발, 설계, 엔지니어링, 구매, 제작, 시험검사, 시공, 운영, 설계변경, 정비 등등의 모든 분야에서 제대로 기능이 작동하는지 그리고 품질이 유지되는 지에 대하여 철저한 감시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내용에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원전안전 감시체계가 상당히 미흡하여 우려되고 있는 제반 문제점을 토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과 함께 대책을 검토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1) 원자력 안전 감시체계 강화 및 투명성 확보

원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독립성이 강화된 독립감시조직이 필요하며 특히 일방적인 정부주도형에서 주민을 실제적으로 대표하고 주민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가진 광역 지자체 단위의 기초단체와 협력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것이 보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사료된다.
특히 자율적인 대중참여형으로 일정부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성 유지
. 한빛원전안전성검증단 수행사례를 벤치마킹, 개선하는 것이 필요
. 전문가 활동조직을 구성하여 각종 자료 보안성 유지를 위한 장치마련
. 시민 자율 모니터제도를 활성화하여 투명한 원전분위기 조성
. 시민전문가들에 의한 폭 넓은 컨센서스 확보로 안전신뢰도를 향상하는 것이 필요

(2) 독립성 확보

  •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확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주변에서 독립성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진흥위원장인 총리 산하에 있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또한 원자력안전규제 기술인력도 현재 KINS 인원의 3-4배인 2천명 규모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력 증원은 지역의 안전감시 인력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분권협력체계 필요
    민선 자치단체장이 이끌어가는 지방정부의 경우 독립적인 전문가 조직에 의한 기술지원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원전 안전감시체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중앙정부인 원안위는 KINS의 지원 하에 각종 원자력 안전 현안관련 기준과 지침수립에 노력해야 한다. 현재처럼 우리나라 실정(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 등)과 부합되지 않을 수 있는 미국의 규제제도와 안전지침을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기만 급급한 상황이다. 취약한 규제기준과 지침수립기능을 강화하여 우리나라 현실에 부합되고 국민의 눈높이에 적합한 기준과 지침수립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지역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에 부응하여 독립된 예산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현재 법률제정을 통하여 진행 중인 지원금 또는 안전기금 제도를 중앙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 등에만 사용을 국한시키지 말고 지역의 안전노력에도 적극 지원하도록 하여 지역의 지자체에 의한 자율적인 안전감시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모든 시스템을 반드시 4개의 눈으로 확인해야 하고 조직도 이중으로 감시되도록 유지하는 독일과 같이 국내 원자력 안전감시 체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검토하여 원자력의 비리척결과 안전공감대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설계, 제작, 시공, 운영, 정비, 규제 등 원자력의 모든 분야에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독립적이며 효율적인 안전감시를 효과적으로 강화시키는 것 이외에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추가적으로 주민을 대표하는 지자체에게 원전안전 감시 기능을 중앙정부로부터 위임하여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선 지자체의 본래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에 독립적인 안전 전문가 조직이 필요하며 중앙정부에서 국민의 안전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안전지침의 효과적인 제정 및 지자체의 안전감시 기능을 지침을 준수하여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감독권을 가져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가 비용측면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안전소통을 위하여 지역감시조직에게 직접적인 현안에 대한 조사권이 부여되어 있는 프랑스의 사례와 안전 공감대를 위하여 지역에 발전소 가동 정지권을 부여한 일본의 사례를 심층 검토하여 투명성이 요구되는 우리나라에게 시급한 반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으로 투명성 확보와 안전감시의 강화라는 두가지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이제는 시민(전문가)의 안전감시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선실에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으로 주문한 세월호 선장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가 세월호로부터 한가지만이라도 배울 수 있다면 세월호 선장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은 원전의 안전을 안심하고 제도권에 맡겨달라”고 똑같이 주문하고 있는 폐쇄적인 한수원의 경영자와 원전산업계에게 이제는 더 이상 우리의 안전을 송두리째 맡겨 둘 수만은 없는 것이다.

주1) 본 내용은 저자가 2015. 9월 “원자력안전 개선방향”의 제목으로 국회 사무처에 제출한 자문보고서를 토대로 수정, 가필한 것이다.
주2)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2032916398260330&outlink=1
주3)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1219_0013368716&cID=10401&pID=10400
주4)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84339
주5)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310140600015&code=920501&med=khan
주6)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관한 권고사항, 2015. 6. 11,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
주7)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22379.html
주8) 예를 들어 미국 규제기준이 일부 불합리하게 형식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중수형원자로계속운전심사지침 및 관련 고시 등이 있다.
주9) http://www.ajunews.com/view/20141017135920716
주10) http://www.nocutnews.co.kr/news/4508751
주11) http://www.ajunews.com/view/20150916144652914
주12)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107029
주13) 한빛원전 안전성검증단 최종평가발표회, 2015.9.15., 영광군청
주14) 한빛3호기안전성검증단 보고서, 2015. 4
주15) Outer Diameter Stress Corrosion Crack, 세관 외면 응력부식균열
주16) IAEA Safety Standard, Specific Safety Guide SSG-25, Periodic Safety Review for Nuclear Power Plant, 2013
주17) 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1409220942021590956
주18)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681800.html
주19) 동해안클러스터 포럼, 2013. 10, 경주
주20) 각국의 원자력발전소 안전규제 법제, 일본에너지법연구소, 2010~2011년도원자력행정에 관한 법적문제 연구모임 연구보고서, 2013. 1월 번역발간 국회의원김제남, 녹색연합, 털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주21) 원전안전감시 개선방향 권은희 의원 광주 토론회, 201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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