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글] 소형모듈과 첨단 원자로-현실성 체크 (Small Modular and Advanced Nuclear Reactors: A Reality Check, M.V.Ramana)

<요약>

원자력은 1996년 17.5%였던 전세계 전기 에너지 발전 비중이 2019년에 10% 안팎으로 줄어드는 등 지난 4반세기 동안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다. 소형 모듈형 및 첨단 원자로는 원자력 기술과 관련하여 특히 경제적 경쟁력, 사고 위험, 원자폭탄 연계, 그리고 핵폐기물 생산 등을 해결하는 미래의 기술로 제안되었다. 이 논문은 이러한 새로운 원자로 설계가 제기된 여러 문제점들을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어 조사한다. 이 논문은 첨단 원자로 설계가 직면한 기술적 문제와 이러한 설계가 상용화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간략하게 논의한다. 이 논문은 발전용량 단위당 건설비와 운영비가 높아지면 소형 모듈형 원자로의 전기료가 대형 원전보다 비싸져 전력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이 논문에서는 모듈형 원자로를 연구하여 절감할 수 있는 비용 부분을 조사하고, 과거 사례를 조사하여 이러한 절감 비용이 낮은 전력 용량으로 인한 경제성을 보완하는 데는 부적절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어서, 새로운 형태의 원자력 발전소에 보조금을 주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발전도 할 수 있다는 새 기술의 옹호자들이 제시하는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이러한 신기술을 채택하여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정당화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1. 도입

세계 각국은 지금 소형 모듈 또는 첨단원자로 개발에 관심을 보여 왔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격년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에서 소형 모듈 반응로(SMR)에 대한 72가지 설계를 소개하였다. 이전에도 SMR을 개발하고 보급하려는 노력이 있어 왔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SMR 개발론자들은 SMR이 원자력의 기술적인 단점을 해결하여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을 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고온의 열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기술적 특징 때문에 SMR이 유일하게 에너지시장에 진전을 가져오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은 새로운 기술의 매우 중요한 제약점인 경제적 경쟁성을 평가한다. 이 논문은 원자력의 진화 역사와 SMR 개발의 선구자에 대한 개괄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설계와 SMR이 직면한 경제적 도전에 관해 논의한다. 그리고, 정부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새 기술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제기한 다른 논쟁에 대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원자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예상해 본다.

  1. 역사적, 경제적 시나리오

SMR과 첨단 원자로 논의의 발단이 된 것은 1996년 원자력이 전기에너지의 17.5%를 공급하던 것이 2019년에는 10% 정도로 감소하게 된 것이 그 이유다. 그 주요한 원인은 경제성이다.

2003년 MIT 연구에서는 “오늘날 원자력은 더 이상 경제적으로 경쟁성이 없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였다. 같은 연구에서 원자력은 사고의 위험성, 방사성 폐기물 문제, 핵무기 생산의 연계성 등의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평가는 원자력에 대해 여러 혜택을 제공한 2005년 EPA법에 의해 미국에서 원자력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시기를 막 시작하려던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희망은 몇 년이 지나 흐지부지되어 버렸고, 2012년 경에 미국에서 가장 큰 원자력 회사인 Exelon의 전 회장이자 CEO였던 John Rowe는 “나는 지금까지 좋아하지 않았던 원자력 공장을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공장은 더 이상 합당하지 않다.”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Rowe가 말한 새 공장이라는 것은 미국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지어진 첨단 수동형 원자로(AP1000)를 말한다.

이 공장들은 처음 짓기 시작할 때는 14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290억 달러의 건설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건설이 시작되었을 때 첫 번째 원자로는 2016년에 두 번째 원자로는 2017년에 서비스를 시작할 줄 알았는데 2021년 2월 현재 어느 것도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또다른 원전 건설 사업은 90억 달러를 이미 사용했지만 2017년에 결국 중단하였다. 그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대부분의 세계 원자로 설계에 책임이 있는 Westinghouse는 결국 은행에 파산 신청을 하게 되었다.

건설기간의 장기화와 비용 증가로 인한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에서는 Flamanville 3 프로젝트가 계획보다 10년이나 지연되는 바람에 처음에 33억을 예상했던 건설 비용이 124억 유로로 증가하였다. 러시아의 Leningrad NPP-2 원전의 건설비용은 1330억 루블이 2440억 루블(약 80억 달러)로 상승했다. 인도의 Koodankulam 원자로는 2010년 기준으로 건설 비용이 1317억 루피에서 2246억 루피(35억 달러)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도 몇 나라들은, 특히 중국, 원전 건설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처음 계획에 비해 원전 건설이 상당히 감소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볼 때에 미래의 전망도 감소 추세이다. 현재 지속되는 원전 건설도 원자력발전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른 에너지 개발을 위한 전략의 보완책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국가는 오히려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원자력의 성장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오로지 새로운 개념의 원자로에 기초한 성장을 말한다. 소형 모듈 원전(SMR) 또는 첨단 원자로가 원자력의 성장에 대한 희망이 될 수도 있다.

  1. SMR(소형모듈원전) 또는 첨단 원자로

학술적 명명법에 대한 몇 가지 구분들을 알아 보자. 작은 원자로, 모듈 원자로, 첨단 원자로가 어떤 특정 설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서로 다른 영역 사이에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새로운 설계는 다만 개념적인 설계를 말할 뿐, 실제로 운용되고 있거나 완성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SMR(소형모듈 원전)은 “작은”그리고 “모듈”이라는 이름 자체에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첨단 원자로”라는 말은 그 뜻이 다소 모호하다. 원칙적으로 현대의 원자로는 모두 다 첨단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날 건설된 많은 원자로들이 경수로 등 첨단 공법이 발달된 1980, 1990년대의 방식에 따른 결과물이다. 나아가 수많은 원자로는 첨단 원자로나 SMR 범주에 하나 또는 둘 다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면 Xe-100 고온 원자로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에는 목록에 SMR로 되어 있지만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로부터 2020년에 8천만 달러의 첨단 반응로 지원금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4세대 핵에너지 시스템에 대해 경제성, 안전성, 지속가능성, 확산 제한성등 여러 분야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국제적인 연구가 행해졌다. 4세대 원자로는 작은 것도 있고 큰 것도 있다. 원자로 크기에 상관없이 4세대 핵에너지 시스템의 여러 특성이 SMR 과 첨단 원자로에 적용되었다.

이번 논의와 가장 관련이 있는 특징은 기술적인 준비성이다. 새로운 개념의 핵에너지 연구 개발의 기반을 닦을 목적으로 2000년에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새 기술 상용화의 목표 연도를 2020~2030년 사이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목표 년도는 지나버렸고, 2045년을 새로운 목표 연도로 설정하였다.

최종 목표 연도를 미루게 된 이유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꼭 필요한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이른바 “첨단 원자로” 설계가 불완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2015년 프랑스 원자로 연구기관인 IRSN은 새 원자로 설계를 조사한 후 SFR(Sodium-cooled Fast Reactor) 시스템만이 유일하게 21세기 상반기 동안에 4세대 원자로와 호환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GIF(4세대 원자로 국제포럼)에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목표 달성에는 연구와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다.

21세기 상반기에는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와 여러 국내외 환경기구에서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하여 매우 야심차게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에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4세대 설계 방식인 SFR은 사고에 취약하고 운용상의 문제를 내포하며 비용이 많이 든다.

다시 SMR로 돌아가 보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SMR은 지금까지의 원자로에 비해 300메가와트 이하로 설정되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원자력을 생산한다. 모듈이라는 용어는 어느 경우에는 큰 생산력을 가진 원자로를 작은 단위를 생산하는 여러 개의 원자로로 대체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모듈이라는 다른 의미는 한 곳에 큰 원자로를 건설하는 대신에 여러 곳의 공장에서 만든 부품을 한 곳에 모아 원자로를 조립한다는 뜻이다.

“Small”과 ”Modular”라는 용어는 원자로 설계의 두 가지 특징을 나타낼 뿐이다. 설계 과정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연료, 중성자 감속제, 냉각수를 사용할 수 있다. 몇 세대 방식인가는 상관없이 다양한 설계 방식에 따라서 원전의 크기가 결정된다.

  1. 발전량 감소에 따른 경제적 효과

작은 원자로는 경제학자들이 알고 있는 ‘규모의 경제’의 원리 때문에 단위 전력 생산 비용이 더 증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원자로를 더 크게 할수록 메가와트 당 생산비용이 싸진다. 이것은 통상 0.6의 지수로 사용된 서로 다른 생산력을 가진 생산 설비의 자본 비용과 관련된 산업공학에 있어서 일반적인 경험의 법칙을 반영한다. 캐나다 핵 실험실에서는 0.6 대신 0.55 지수를 사용하는데, 다른 연구에서는 다른 지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연구에서도 지수가 1 이라고 가정하지는 않는다. 만약 공장 규모가 S1, S2 이고 자본비용이 K1, K2 이며 지수로서 0.6을 선택하면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이 공식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200메가와트의 생산능력을 가진 SMR은 1000메가와트를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의 약 40%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전기는 20% 정도만 발생한다. 그러므로 200 메가와트 SMR은 메가와트 단위 전력을 생산 하는 비용이 1000메가와트 공장에 비해서 두 배가 더 든다. 같은 원리로 SMR(소형모듈원자로)의 운영 비용은 규모의 경제 법칙이 역으로 적용되어 큰 원자로에 비해 메가와트 당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들로 인해 소형 원자로는 단위 전력 생산당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소형 모듈과 첨단 원자로는 현재 방식의 원자로와 설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정도 사실일 수도 있으나, 규모가 작을 경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일반 법칙은 원자로에 관해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나아가 설계방식의 차이에 따른 논의에서 도달하게 되는 두 가지 귀결점이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설계 방식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용과 건설 기간의 예측치가 분명하지 않아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최초 선구자는 초기비용이 후발자에 비해서 훨씬 많이 들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설계방식은 더 잘 설계되고 더 잘 작동하도록 규제된 시스템 하에서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므로 아무래도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비용의 규모에 대한 윤곽을 보여주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자. NuScale SMR 설계 개발에 미국 정부는 3.14억 달러를 들였고 2020년 3월까지 전체 비용은 9.57억 달러가 들어갔다. 건설 시작을 위한 승인이 나기 위해서는 추가로 5억에서 7억 달러의 비용이 더 들어갈 것이다. 전체 연구 및 개발 비용 15억 달러를 들여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급된 원자로 설계방식인 경수로 원자로를 개발하였다.

첨단 원자로와 몇몇 SMR 개발자들에 의해 상상되고 있는 완벽한 새 모델은 건설이 승인되기까지 훨씬 비용이 많이 들것이다. 그러한 위험하고 돈이 많이 드는 사업에 개인이 관심을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러 자선 사업에는 수십억 달러를 쓰지만, 아직 원자로 사업이라는 모험에 정부 보조금을 요청하는 빌 게이츠가 좋은 예이다.

  1. 학습이 보완을 할 것인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지지자들은 새로운 원자로를 운영하는 학습, 그리고 모듈의 대량생산으로 규모의 경제 원칙에 따르는 비용 증가를 보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학습이란 원자로 건설이 늘어나면서 비용 절감을 배우는 것을 가리킨다. 학습율은 단위 생산량이 두 배로 증가할 때에 일어나는 비용 감소의 %로 정량화된다.

SMR의 경제성은 전적으로 빠른 학습에 의존한다. 학습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21세기 초 시카고 대학의 한 연구는 미국 원자력 산업의 미래 학습율은 3~10%일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학습율을 최대 10%라 추정한다고 해도 다른 에너지 기술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나아가 대형 원자로의 전기료에 상응하는 정도의 낮은 전기료가 나오도록 할려면 SMR 수천 개를 제조해야 된다. 이처럼 고비용의 SMR에 대한 시장 수요가 존재할 것 같지 않다. 대체 에너지 등의 다른 전기 공급원은 제외하고, 대형 원자력발전소에 비해서도 SMR은 경쟁력이 없다. SMR의 예상된 비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보면 학습 효과가 규모의 불경제를 충분히 보상할 것 같지 않다.

SMR의 학습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량 건설을 위한 한 두개의 표준방식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략 70여 개의 설계 방식이 여러 나라에서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 투자 중인 설계들을 모두 포기하고 한 두 개의 표준 방식을 선택하는 나라나 개인 기업은 없을 것 같다.

대형 원자로의 경우, 수십 년의 경험이 쌓였지만 지금도 여러 방식의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다. SMR과 현재 개발 중인 첨단 원자로는 다양한 설계 방식을 가지고 있고 틈새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계 방식이 다양하면 표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용 감소에 대한 예측은 더 비관적이다. 과거의 기록을 볼 때, 원자력은 마이너스 학습율을 가진 듯하다. 가장 큰 원자로를 지닌 두 나라, 미국과 프랑스에서 나중에 지어진 원자로가 먼저 지어진 것보다 비용이 더 든다. 이런 패턴이 유지된다면 소형 원자로는 비용 측면에서 결코 유사한 방식의 대형 원자로 건설 비용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1. 모듈 건설이 도움이 되는가?

앞에서 말했듯이, SMR 지지자는 “모듈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자로의 많은 부품들을 다른 공장에서 만들고 한 곳으로 운반하여 조립하면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많은 제조업체, 가령 주택 건설에서의 현실이다. 원자로 건설에도 한동안 이런 전략이, 특히 Westinghouse에 의해, 시도 되었다.

Westinghouse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AP1000 원자로를 제안하면서 이런 전략을 강조하였지만, 이 원자로는 건설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에서 지은 AP1000 원자로 건설의 경험으로 볼 때에 이 모듈 전략은, 다른 산업 분야와는 약간 달랐지만, 문제가 있었다. 매우 중요하게도, 모듈 방식으로 지어진 원자로는 초기 고비용의 저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지아 공공 서비스 위원회의 회원이자 Vogtle 원전을 감독하는 조지아 전력 당국의 한 위원은 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글에서 “모듈 건설은 전력 회사가 약속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모듈 건설이 원자력 사업의 경제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로서 작용하지 못하는 좋은 예는 건설 기간이다. 대형 원자로를 건설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년이다. 모듈 원자로 지지자들은 이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2014년에 Westinghouse 고위 책임자는 “AP1000 설계 방식은 첫 삽을 떠서 연료를 탑재할 때까지 약 36개월이 걸려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Haiyang 원전은 건설 시작부터 상용화되기까지 약 9년이 걸렸다. 건설 비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증가했다. 미국에서 건설 중인 AP1000 원자로는 더 많은 비용이 들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AP1000 원자로가 결코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드는 시간을 짧게 잡는 경향이 있어 왔다. 건설된 원전 180개 중에서 175개는 초기 예산에 비해 비용이 평균 117% 초과했다는 보고서가 있다. 건설 기간도 평균 64% 정도 초과하였다. 모듈 건설을 채택한 AP1000 원자로는 이러한 과거 기록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AP1000 원자로는 이러한 과거의 경향에 한 사례를 추가했을 뿐이다.

소형 모듈 원자로 역시 비용과 시간의 초과 문제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바지선 위에 띄운 원전을 기획한 러시아의 KLT-40S도 처음 예상했던 것 보다 4배의 기간이 걸렸다. 2006년 처음 예상에서는 건설 기간을 3년으로 잡았으나 최종적으로는 12년이 넘게 걸렸다. 비용은 4배나 많이 들었다. 물론 KLT-40S에 대한 수주는 더 이상 없다.

SMR과 첨단 원자로와 관련하여 경제성 문제로 제동이 걸리면, 제안자들은 정책 입안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다른 논리를 편다. 다음 장에서 이들에 관해 살펴보자.

  1. 소형 모듈과 첨단 원자로는 획기적인 고용창출이 가능한가?

정부가 SMR 개발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로 가장 빈번하게 제기되는 것 중 하나는 SMR 투자가 고용창출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물론 SMR은 고용창출을 유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고용 창출은 사소한 관찰일 뿐이다. 진짜 문제는 동일한 금액을 다른 에너지 기술 업종에 투자했을 때보다 SMR에 투자한 경우 고용 창출이 더 많느냐는 것이다.

SMR은 아직 고용 수치를 측정할 만큼 의미 있는 수준의 형태가 갖춰지지 않아서 정확한 데이터가 아직 없긴 하지만 발생되는 단위 에너지 기준으로 태양에너지나 풍력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의 고용 창출 능력보다는 확실히 떨어진다.

첨단 소형 모듈 원자로에 의해 창출되는 고용자에 대한 수치를 예측할 때 그 전망은 매우 암울하다. 이 설계방식은 모두 운용자의 수를 줄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왜냐하면 원자력 산업이 직면한 문제가 주로 비용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원자력 운용을 완전 자동화하거나 최소 인력으로만 운영하는 목표를 설정한다. 그러므로 다른 에너지 기술에 비해 단위 전력 생산에 있어서 더 적은 인력 소요가 예상된다.

정반대로, 원자력 인력은 임금이 높기 때문에 원자력 산업은 운용 비용이 많이 든다. 예를 들면 미국의 Oklo 원자로 개발 업자는 1.5 MW 공장의 고용에 대해서 “고졸 인력의 지역민이 할 수 있는, 15 시간 일하고 돈이 많이 지급되는 일자리”라고 말했다. 돈이 어느 정도 드는 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원전 운용 인력의 연봉이 85,950달러 수준이었다. (120,000달러가 넘는 숙련된 원자력 전문가의 연봉이 아닌 처음 입사할 당시 고졸 수준의 임금인 점에 주목하라.) 모든 요소를 종합하여 볼 때에 Oklo 원자로에서 전기를 얻는 비용은 90% 정도 가동했을 때 메가와트 시간당 109 달러가 될 것이다. 그것은 수요나 전력량의 변화에 따른 생산량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가정 하에 계산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원자로와 연료의 투자비용을 0 이라고 쳐도 가상의 Oklo 원자로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태양에너지나 풍력에너지의 3배가 된다. 이것은 단지 생산 비용만을 계산한 것이며 전기 송출과 분배에 대한 비용을 포함해야 전체 비용을 비교할 수 있다.

태양 및 풍력에너지의 비용은 점차 감소 추세이므로 Oklo 원자로가 실제 건설될 때 쯤이면 그 비용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이렇게 큰 차이는 태양 및 풍력에너지를 생산한 후에 저장하고 관리하는 비용을 고려한다 해도 훨씬 비싼 셈이 된다. 이 암울한 전망을 놓고 볼 때 Oklo 원자로를 건설하려면 결국 정부보조금을 받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성을 고려해 볼 때 최상의 경우라도 불과 몇 기의 원자로밖에 건설되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고용촉진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1. SMR과 전력 그리드망과 전력 수급량 조절

전력 수요의 변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하 조절(Load Following)이다. SMR의 옹호자들은 SMR은 낮과 밤처럼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부하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같은 대체에너지의 생산량이 날씨 변화에 따라서 큰 폭으로 변할 때에 SMR은 대체에너지의 생산 변동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력의 부하 조절 능력은 전력 공급망에서 제외된 외딴 곳에 SMR 을 설치하는 문제에 큰 영향을 준다.

프랑스나 독일의 예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소형 원전이 부하 조절이 가능하다고 해도 기술적 한계가 존재해 왔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력 공급을 멈추고 다시 시작하며 산출량을 변화시키는 것은 다른 전기 공급 방식에 비해 원자력 발전이, 특히 수냉각 원자로에서, 훨씬 더 어렵고 도전적인 면이 있다.

급격하고 빈번한 온도 변화는 핵연료와 금속 외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외관을 파괴시키고 핵폐기물이 누출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잦은 온도 변화는 원자로의 내구연도를 줄이고 유지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안전 문제로 원자로 운영자는 전력 변동율이 특정한 범위 내에 있도록 조절한다. 현재의 핵기술로는 1분 당 1~5퍼센트의 변동율을 허용한다. 유럽 발전사업자 규제 문서를 보면 1분 당 3~5% 변동율에 맞춰 하루 동안 50~100% 사이에서 운용하도록 되어있다. 원전 전기 생산량의 변동을 제한하는 것은 원전이 풍력이나 태양에너지의 급속한 변화를 보충할 만큼 빠른 변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사 부하조절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지금의 방식으로는 원자로 운영의 경제적 경쟁력이 떨어진다. 원자력 발전소는 고정비용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투자금액에 대해 본전을 뽑기 위해서는 가동 능력을 최대로 하여 계속해서 돌려야 한다. 한편, 화력발전이나 가스발전은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연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전기수요가 최고조일 때 사용되는 것이 더 낫다. 전력 수급량 조절 모드에서 원자로를 운영하는 것은 이용율을 낮추는 것이 되고 이렇게 하면 전기료가 증가한다.

전력 그리드를 활용하여 다른 재생가능에너지와 통합될 때에 원자력발전은 경제성 분석에서 가정하는 90~95%의 이용율을 달성할 수 없다. 이용율이 감소한다면 시간당 킬로와트 생산에 비용이 더 적어지므로 전체 발전비용은 증가할 것이다. NuScale SMR 의 경우 이용율이 95%에서 75%로 줄어든다면 발전 비용은 약 20%까지 올라갈 것이다. SMR의 경제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전력수급조절 방식의 신기술로서 채택되기 힘들 것이다.

소형모듈 원자로 옹호자들은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용되지 않은 에너지는 담수화 또는 수소 생산과 같은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전략은 재생가능한 에너지 공급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제안되기도 한다. 대부분 SMR에 있어서, 수소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전기를 이용하여 전기분해 하면서 만들어진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용이 낮고 점차 하락하고 있는 반면, 핵에너지(특히 SMR)의 비용은 엄청나게 높고 상승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부언하면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추가 연료 비용도 거의 없고 운용비용도 아주 조금만 들기 때문에 한계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는 몇몇 SMR이나 첨단 원자로는 고온 전기분해를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현재로서는 더 이상의 의미있는 경제성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준비도 전혀 되어있지 않다.

  1. SMR은 심각한 사고 발생가능성을 낮추고 방사능 오염물질을 줄이며 핵확산 방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나?

SMR 옹호론자들은 SMR과 첨단 원자로가 안전을 증가시키고 방사능 물질을 줄이며 핵확산방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주장의 진실성을 검증하기 전에, SMR과 첨단 원자로들도 기존의 표준적인 경수로와는 약간 다르기는 해도 이러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SMR이나 첨단 원자로를 건설할 때도 시민들은 이러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SMR과 첨단 원자로는 여러 이질적인 설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여 말하기는 어렵다. 고속 원자로 기술에 근거한 SMR은 핵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반면에 경수로 기술에 근거한 SMR은 단위 전기 발생당 핵폐기물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두 방식 모두는 대형 경수로와 비교하면 핵확산의 위험성이 높다.

(고속 원자로 SMR과 경수로 SMR의 차이는 연소의 문제이다. 전자는 연소를 최대화 시키는 반면 후자는 연소를 최소화 시킨다. 두 경우 모두 원자로의 규모가 작을수록 연소를 줄인다. 왜냐하면 큰 경수로에 비해 작은 경수로는 중심부를 피하는 중성자가 많기 때문이다.)

방사능 폐기물질의 양도 가장 합당한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핵폐기물을 파묻는 지질학적인 저장소의 크기는 열 발생량과 폐기물의 구성에 의존한다. 경수로 기술에 근거하지 않은 고속원자로와 다른 형식의 SMR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부식성과 발화성이 단독으로 또는 공존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다른 형태의 SMR을 다룰 때에는 폐기물의 부피가 커지기 전에 좀 더 복잡한 처리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SMR과 첨단 원자로는 사용 후 처리과정이 필요한 플루토늄에 의해 연료가 공급된다. 사용한 핵원료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방사능 폐기물 양이 증가될 수 있다.

사고의 위험에 대해 말하자면,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원자로가 더 작을수록 더 안전하다. 왜냐면 사고 시 방출되는 방사능 물질이 더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조건이 동일 할 수는 없다. 소형 모듈 원자로는 일반적인 기반시설을 이용하여 비용을 낮추기 위하여 한 장소에 많은 원자로를 건설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NuScale 원전은 각 장소마다 12개의 모듈 원자로를 건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 장소에 여러 개의 원자로를 짓는 것은 한 건물에서 발생한 사고가 다른 곳으로 번지거나 다른 건물에 미리 예방조치를 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사고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는 지진과 같이 모든 원자로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한다면 동시에 여러 곳에서 사고를 발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여러 개의 원자로를 가진 첨단 원자로 단지에서의 방사능의 발생량은 대형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방사능과 같은 수준이 된다.

좀더 일반화시켜 말하자면, SMR의 기술적 특징은 이 모든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SMR과 첨단 원자로는 여러 문제들 중 하나만 해결할 수 있을 뿐이며, 문제들이 서로 상충관계에 있을 때에는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하나는 나빠진다는 점이다. 가령 핵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면 사고의 위험성은 커지게 된다.

  1. SMR을 위한 시장은 존재하나?

지금까지 SMR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는 듯하다. 러시아에서 개발된 KLT-40S, 중국의 HTR-PM, 그리고 한국의 SMART는 모두 고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NuScale 원자로 설계와 관련된 첫 번째 SMR 프로젝트가 사업에 참여를 신청한 많은 전력회사들과 함께 고비용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SMR에 관심을 보였지만 투자하려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 좋은 예로 요르단, 가나,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에서 SMR을 거론하였지만 어느 나라도 선택하지는 않았다.

지역 사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다른 전력망이 없고 매우 고비용의 디젤발전소가 전기를 공급하는 탄광 지역은 틈새시장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모든 요건이 가장 잘 맞는 시나리오가 적용되며 경제성이 문제되지 않는 곳에서 잠재적인 SMR의 수요자가 소형 모듈 원자로를 구매한다고 하자. 카나다의 오지 마을 광산이 이런 사례에 속하는데, 수요의 총량은 SMR 원자로를 건설하는 최소 수요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게다가 오지 마을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전기를 공급할 수가 있다.

틈새시장, 격자로 이어진 시장, 또는 개발도상국과 같은 곳에서는 SMR 그리고 첨단 원자로 방식의 모듈 건설을 강조하지만 충분한 수요가 없으며 이것이 주요한 제약 요인이 된다. 한 SMR 설계자는 “공급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히 큰 시장을 예상할 수 있어야 공장 건설에 투자한다.”라고 인정했다. 공장을 지을 시장이 없다면 SMR 계획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공장이 없다면 규모의 경제에 대한 부족분을 보상할 비용 절감 전략에 대한 희망조차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1. 결론

소형 모듈 또는 첨단 원자로가 원자력 산업을 구할 것이라는 대한 기대는 충족되기 힘들어 보인다. 최첨단 원자로 설계조차도 기술적인 문제로 상업화되기에는 준비가 안 된 것처럼 보인다. 소형모듈 원자로는 적은 전력 생산량에 상응하는 적은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원자로보다 경제성이 부족하다. 여러 가지 변형된 SMR과 전력 부하 조절, 수소 발생, 담수화 등이 가능해도 첨단 원자로는 경제성 측면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다. 핵 옹호론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른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SMR 추종자들은 원자력의 경제성 악화로 재생에너지와 경쟁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특히 배터리처럼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까지 가능하게 됨으로써미래가 더욱 암울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요가 없기 때문에 SMR과 첨단 원자로를 대량 생산할 경제적인 유인책이 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모든 문제점을 미리 파악한 Economist 잡지는 21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초기에 핵발전을 지한 사람들은 원자력이 너무 싸서 계량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너무 비싸서 계량할 수가 없었다고 기억될 같다.”

번역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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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08월호-2021년 하계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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