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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위험과 대책] 세계 핵발전소 사고의 유형과 교훈(김해창)

세계 핵발전소 사고의 유형과 교훈

김해창(경성대학교 교수, 환경공학)

가. 핵발전소 사고의 유형

핵발전소는 핵폭탄과 함께 태어난 쌍생아이다. 2016년 1월 현재 전 세계에 가동되는 핵발전소는 총 441기이다.(주1) 1940년대 상업용 핵발전이 시작된 이래 최근까지 크고 작은 핵발전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핵발전소 사고와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는 인류에게 핵발전의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게 한 문명사적인 참사라고 할 수 있다.
핵발전소 사고와 관련해서 교과서적으로만 봐도 사고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 그중 핵발전소의 사고원인만 간략히 정리해보면 ①노심용융(멜트다운)사고, ②수소 폭발(또는 수증기폭발)사고, ③냉각재상실사고, ④인위적 실수 계기이상, ⑤임계사고, ⑥원전의 정전, ⑦냉각수의 손상, ⑧냉각펌프의 문제, ⑨나트륨사고, ⑩반응계수, ⑪제어봉의 출입구 문제 등을 들 수 있다(김해창, 2013; 김해창, 2015).
먼저 노심용융사고는 원자로 내에 원통형의 내열지르코늄합금(지르카로이, 융점 약 2,500°C) 용기에 들어있는 핵연료집합체인 연료봉이 원자로냉각기능이 상실될 경우 지르카로이에서 발생한 수소로 인한 수소폭발이나 연료봉이 용해․ 붕괴돼 압 력용기의 바닥에 남은 냉각수와 반응해 수증기폭발을 일으켜 대규모의 방사능오 염을 낳는 사고이다.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섬(TMI)핵발전소 사고,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핵발전소 사고, 2011년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가 모두 노심용융사고의 대표적 사례이다. 수소폭발사고는 원자로격납용기나 원자로건물에 수소가 가득차면서 산소와 결합해 폭발하는 경우 또는 수증기 발생으로도 폭발하는 경우로 폭발로 인해 차벽이 사라진 원자로에서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대량 방출된다.
냉각재상실사고는 원자로의 냉각제가 배관의 파손으로 상실되거나 순환계 펌프 고장이나 냉각수 취수 부족 등으로 노심용융으로 이어져 대사고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인위적 실수 계기이상은 계기나 매뉴얼도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이상, 설계 실수, 조작 실수, 체크 실수, 조작 실수, 고장 등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운전원이나 관리자가 매뉴얼에 따라 운전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이 된다고 볼 수 없고, 예상외의 사상(event)이 일어날 경우 사고를 가속하는 동작이 될 경우가 많다. 스리마일섬 원전사고에서는 각종의 경보가 일제히 발한 결과를 프린트아웃이 잘 안 돼 100분이나 대처가 지연됐고, 비상급수밸브를 여는 것을 잊어버리고, ‘매뉴얼대로’ 한 주냉각제펌프정지조치 등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임계사고는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모여 핵반응이 연쇄적으로 계속되는 상태(임계)가 발생하면 그 장소에서 주위로 중성자가 방사돼 구조물 및 통상 방호복이나 방호기재를 관통해 수백m에서 수km에 걸쳐 생물의 세포를 손상시킨다.
핵발전의 안전성은 이 임계를 원자로 내에서 제어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는데 1999년 일본 도카이무라 JCO임계사고에서는 작업원이 버킷을 사용해 방사성물질을 취급하다 버킷 안에서 제어가 되지 않는 임계사고가 일어났다.
핵발전시설의 경우 정전사고도 문제이다. 전원이 상실되면 냉각이 되지 않고 증발로 물이 상실돼 방치하면 노심용융에다 수증기폭발 또는 수소폭발로 이어진다.
전력이 상실되면 제어가 곤란해진다. 핵발전시설에서의 전원상실을 스테이션 블랙아웃(Station Blackout、SBO)이라고 하는 데 2012년 3월 우리나라의 고리1호기 정전은폐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나트륨사고는 통상 물(H2O, 경수), 중수(D2O)와 함께 냉각제로 사용하는 액체금속나트륨(Na)이 수분이나 공기에 접촉해 폭발 또는 부식되거나 다른 원소가 혼입되면 경화해 냉각곤란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반응계수는 수소의 거품 발생 또는 연료봉이나 제어봉을 넣고 빼는 속도 등에
따라서 원자로의 거동이 변화하기에 이러한 것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제어봉의 출입구의 문제란 원자로 및 격납용기내부는 노심냉각제의 출입을 위한 두터운 파이프가 있고 각종 긴급냉각계, 계측기, 제어봉, 소화계, 전력계, 통신계 등의 구멍이 열려 있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내열성, 내구성, 강도가 약하기에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원자력학회 자료에 따르면 100만kW의 핵발전소를 기준으로 하면 원자로의 부품은 비등수형과 가압경수로형의 평균이 열교환기 140기, 펌프 360개, 밸브 30,000개, 모터 1,300개, 배관 170km, 용접부위 65,000곳, 모니터 20,000곳, 전기배선 1,700km라고 한다.(주2) 그 만큼 많은 핵발전소의 부품을 제대로 정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핵발전소 사고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원자력사고평가척도(INES: International Nuclear Event Scale)3)로 그 정도를 알 수 있다. INES는 원자력 시설, 방사선이용시설 등에서의 사고・고장・트러블 등의 사태(event)가 발생한 경우 그것이 시설의 안전성 또는 핵발전시설종사자와 공중의 안전상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표현하는 세계 공통의 평가척도로 이다. 이 평가 대상은 핵발전소, 핵연료시설, 연구로, 방사선이용시설 등의 핵발전시설의 사태만이 아니라 핵연료 물질의 수송중의 사고, 방사성동위원소(RI) 취급에 있어 방사선피폭 등 원자력시설과 원자력이용으로 발생한 광범위한 사태를 포함하고 있다. INES는 원자력시설, 방사선이용시설 등에서 발생한 사상의 중대성을 나타내는 세계 공통의 지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원자력기구(NEA)가 협력해 1990년에 수립했다. INES의 효용은 발생한 사태의 안전상 의미를 미디어나 공중에 신속하고 종합적으로 전달해 방재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INES 등급(Level)은 사태(event)를 0에서 7까지 분류하고 있다. 낮은 쪽인 등급이 1에서 3까지를 이상사태(incidents), 높은 쪽의 등급 4~7까지를 사고(accidents)로 크게 나눈다. 등급 1에 이르지 않는 안전상 중요하지 않는 사상은 등급 0으로 분류한다. 원자력시설에서 일어난 사태라도 원자로나 방사선 관련 설비의 운전에 기인하지 않는 사태 등은 이 평가척도를 적용하지 않고 이를 ‘평가대상외’라 부른다.
INES에서는 다음 3종류의 기준에 근거해 사태의 등급이 결정된다.
첫 번째 기준은 사람과 환경이다. 즉 방사성물질의 방출량과 피폭이 기준이다. 2,3등급(이상사태)에서는 공중 또는 작업자의 피폭량을 지표로 하고, 4~7 등급(사고)의 경우에는 주민의 피난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기에 피폭량 대신에 방출량을 지표로 사용하며 또한 피폭으로 인한 사망도 고려한다. 두 번째 기준은 시설의 방사성 방벽과 관리이다. 즉 원자력시설 내에서의 제어를 말한다. 2,3등급에서는 운전구역 내의 일정 이상의 방사선 수준이나 설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구역에서의 상당량 또는 중대한 오염을 지표로 한다. 4등급에서는 연료용융․손상이나 공중이 현저한 피폭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시설내의 방사성물질의 방출을 지표로 하며, 5등급에서는 노심의 중대한 손상, 공중이 현저한 피폭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시설내의 방사성물질의 대량방출을 지표로 한다. 세 번째 기준은 심층방호이다. 이는 원자력시설의 안전을 확보하는 기능의 열화 여부가 기준이다. 원자력시설에는 다중, 다양의 안전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운전중의 정례시험, 정기검사, 보수점검이나 운전방법 등의 관리시스템이 있는데 심층방호의 기준은 안전상 중요하지는 않는 사상을 나타내는 0 등급에서부터 심층방호가 상실된 3등급까지로 분류되고 있다. 국제원자력사고평가척도(INES)를 요약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국제원자력사고평가척도(INES)
출처: INES User’s Manual 2008 Edition, IAEA, 2013. p.3.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인도 등 60여 개 국가가 INES를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발표를 하는데 발생한 사태가 2등급 이상, 또는 0~1 등급이라도 내외에 관심을 야기한다고 판단될 때에는 원칙적으로 24시간 이내에 IAEA에 보고하고, IAEA는 이를 회원국에 알리게 돼 있다.

나. 연대별 핵발전소 사고의 사례(주4)

1) 1940년대
1945년 8월 21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머스 데몬코어(Demon core)사고와 1946년 5월 21일 데몬코어사고를 들 수 있다.
데먼코어사고는 세계 최초의 임계사고이다. 데몬코어란 미국 로스앨러머스연구소에서 각종 실험에 사용된 뒤 원자폭탄으로 크로스로드작전에 사용된 약 6.2kg의 미임계량의 플루토늄 덩어리인데 부주의한 취급으로 1945년과 1946년 각각 임계 상태에 이른 사고를 일으켜 2명의 과학자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에 ‘악마(데몬)의 코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45년 사고로 당시 연구원인 달리안은 치사량인 5.1시버트의 방사선을 피폭해 25일 뒤 급성방사선장애로 숨졌다. 46년 사고는 물리학자 루이스 슬로틴이 무리한 실험에 앞장서다 사고를 당했는데 그는 1초만에 치사량인 21Sv(시버트)의 중성자선과 감마선을 피폭해 방사선장애로 9일 뒤 사망했다.


2) 1950년대
1952년 12월 1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초크리버연구소에서 원자로폭발사고가 있 었다. 이는 INES 5등급 수준의 사고였다. 58년 5월 24일에도 초크리버연구소 원자로에 연료손상사고가 있었다. 또한 57년 9월 29일 옛 소련의 우랄핵참사가 발생, 6등급 수준의 사고가 있었고, 그 해 10월 7일 영국 윈스케일(Windscale)원자로화재사고(주5)가 일어났는데 5등급 수준이었다. 58년 10월 25일 옛 유고슬라비아 (현 세르비아) 비니챠에서 임계폭주가 일어나 인원 피폭이 있었다. 59년 7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스잔나 야외실험소에서 부분적 노심용융이 발생했다.
1950년대의 대표적인 사고인 시스케일지역의 윈스케일원자로화재사고는 흑연감 속․공기냉각로였다. 윈스케일 1호기는 50년 10월, 2호기는 51년 6월에 6~7년만에 사고가 일어나 운전종료했다. 2기의 원자로는 영국의 원폭제조계획의 일부로서 강 행공사로 건설됐다. 원자로 1호기의 노심에서 화재가 발생했기에 엄청난 방사능오 염을 주위에 일으켰는데 사고로 직접적인 사망자는 없지만 사고가 원인인 암으로 12명이 사망했다고 하는 보고와 100명 사망 또는 그 이상이라는 시산도 있어 조사마다 숫자가 다르다. 시스케일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백혈병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평균 9배에 이르고 있다는 조사가 87년에 있었고, 주민들은 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 방사성물질은 영국을 넘어 유럽대륙으로 확산됐는데 이 때 방사성물질은 740TBq(테라베크렐)(주6)의 요소131을 방출했고, 22TBq의 세슘137과12,000TBq의 키세논133, 기타 방사성핵종을 방출한 것으로 추정된다(주7).

3)1960년대
1960년 4월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팅하우스사의 실험로에서 노심용해가 발생했다. 61년 1월 3일 SL-1(미국의 군용원자로)폭발사고는 등급 4였다. 또한 64년 6월 24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차일스타운에서 연료시설에서 임계사고가 발생했는데 등급 4였다. 66년 10월 5일에는 미국 미시건주 엔리코페르미로에서 노심용융이 일어났다. 66~67년 겨울 정확한 날짜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옛 소련 초기 원자력쇄빙선 레닌호에서 냉각재상실사고가 발생했다. 67년 스코틀랜드 차펠크로스핵발전소에서 부분적 노심용융이 발생했다. 69년 1월 21일 스위스 볼주에서는 실험로 폭발사고가 있었다.
1960년대의 대표적 핵발전사고로는 레닌 원자력쇄빙선 사고를 들 수 있다. 원자 력쇄빙선 레닌은 옛 소련(현 러시아)이 1957년에 진수시킨 세계 최초의 원자력쇄 빙선으로 원자로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모터로 스크루를 회전시켜 추진하는 원 자력전기추진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65년 2월 원자로의 냉각수가 상실되는 원 자로사고가 발생해 노심용융 직전의 심각한 사태로 승조원이 다수 희생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 원자로는 67년 북극해에 투기처분을 해왔는데 이 사고를 계기로 레닌호는 원자로가 신형으로 교체됐다. 레닌호는 그 뒤 노후화로 89년 퇴역해 모항인 무르만스크에 계류돼 2005년부터는 박물관선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도 러시아는 다수의 원자력쇄빙선을 두고 있다고 한다.


4) 1970년대
1975년 12월 7일 옛 동독(현 독일) 그라이프스발트핵발전소 1호기에 화재가 발생했다. 3등급 판정을 받은 사고였다. 77년 2월 22일에는 옛 체코슬로바키아(현 슬로바키아)의 보프니체 A1핵발전소에서 연료용융사고가 발생했다. 4등급 사고였다. 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핵발전소에서 등급 5의 사고가 일어났다.
1970년대의 대표적인 핵발전소 사고는 스리마일섬핵발전소사고라 할 수 있다. 79년 3월 28일에 발생한 이 사고는 원자로냉각재상실사고(Loss Of Coolant Accident, LOCA)로 분류되며, 상정했던 사고의 규모를 웃도는 중대사고(Severe Accident)이다. 스리마일섬핵발전소는 2기의 원자로를 갖고 있었는데 그 중 2호로는 가압수형원자로(PWR)로 전기출력은 96만kW였다. 사고를 일으킨 2호로는 당일 영업운전 개시 3개월을 지나 정격출력의 97%로 영업운전중이었다.
사고는 79년 3월 28일 오전 4시37분(현지 미 동부표준시(EST))에 일어났다. 안전밸브에서 500t의 냉각수가 유출되고, 노심 상부의 3분의 2가 증기에 노출돼 붕괴열로 연료봉이 파손됐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대규모 피난이 행해졌다. 다행히 운전원에 의한 급수회복조치가 취해져 사고는 수습됐다. 결국 노심용융으로 연료의 45%, 62t이 용융되고, 그 중 20t이 원자로압력용기 바닥에 남아 있었다.
방출된 방사성물질은 헬륨, 아르곤, 키세논 등 희귀가스가 대부분으로 약 92.5 TBq이었다. 요소는 555GBq에 불과했다. 세슘은 방출되지 않았다. 인근 주민의 피폭은 0.01~1mSv 정도였다. 이 피해는 57년 영국의 윈스케일원자로화재사고에 이은 것이다. 미국의 조셉 망가노 박사가 산정을 바탕으로 사고 2년 뒤 풍하지역에 있는 젖먹이 유아사망률에 급격한 증가가 보인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한 반핵운동가인 하비 와스먼은 방사성 강하물로 말이나 소의 번식률이 현저히 낮아진 사실이 펜실베이니아 농업국이 낸 통계에서 보인다고 말했으나 농업국은 사고와의 관련을 부정했다. 원전에서 40km권내에 100 이상의 동식물의 기형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있다.


5) 1980년대
1980년 3월 13일 프랑스 오를레앙의 생로랑데조핵발전소 2호기에서 연료용해로 방사성물질누설사고가 발생했다. 4등급 사고였다. 81년 3월 일본 후쿠이현 쓰루 가핵발전소에서는 방사성물질을 일본해로 방출해 작업원초과피폭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는 2등급 사고였다. 83년 9월 23일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임계사고가 있었는데 4등급 사고였다. 그리고 86년 4월 26일 옛 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핵발전소에서 7등급의 최악의 핵발전소사고가 발생했다. 86년 5월 4일 옛 서독(현 독일) 함우엔트로프에서 연료손상사고가 발생했다. 87년 9월 브라질 고이아니아에선 5등급의 피폭사고가 발생했다. 89년 10월 19일 스페인 반데료스핵발전소에서 터빈화재가 일어났다. 3등급사고였다.
1986년 체르노빌핵발전소 4호기 원자로파손사고는 저출력운전상태에서 터빈의 관성력을 이용한 전력공급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시작했는데 발전기의 회전수 저하에 따른 원자로냉각재펌프의 회전수가 저하돼 원자로냉각재유량이 감소했고 결과적으로 출력 상승에 따라 연료가 과열돼 손상됐다. 다수의 압력관이 파손됨과 동시에 수소/수증기로 인한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가 붕괴돼 흑연, 건축물의 화재를 수반한 대형사고가 됐다. 이 사고로 대량의 핵분열생성물이 환경에 방출됐는데 그 방출량은 희귀가스를 포함하여 약 5000만큐리로 추정됐다. 이 사고로 공식적으로는 31명이 사망했고, 200명이상이 급성방사성장애로 진단됐다. 사고의 주 원인은 당초 운전원에 의한 6가지의 ‘규칙위반’과 설계상의 결함이라고 한다.


6) 1990년대
1991년 2월 9일 일본 미하마핵발전소 2호기에서 승기발생기전달세관이 파손됐 다. 2등급 사고였다. 그해 4월 4일 미하마핵발전소 3호기 원자로에서 급수량감소 사고가 발생했는데 역시 2등급 사고였다. 93년 4월 6일 러시아 토무스크주 세벨루스크의 토무스크 7호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4등급 사고였다. 95년 12월 8일 일본 몬주핵발전소에서 나트륨누설화재사고가 발생했다. 1등급 사고였다. 97년 3월 11일 일본 도카이촌에서 도넨도카이사업소 화재폭발사고가 일어났다. 3등급 사고였다. 99년 6월 18일 시가핵발전소 1호기에서 임계사고가 발생했다. 2등급 사고였다. 99년 9월 30일 도카이촌에서 JCO임계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4등급 사고 판정을 받았다.


7) 2000년대
2003년 4월 10일 헝거리 파크슈핵발전소에서 연료손상사고가 발생했다. 3등급 사 고였다. 2004년 일본 간사이전력 미하마핵발전소 3호기에서 2차 냉각수배관승기 분출사고가 발생했다. 1등급 사고였다. 2005년 4월 19일 영국 세라필드재처리시 설에서 방사성물질누설사고가 일어났다. 3등급 사고였다. 2005년 11월 미국 일리 노이주 브레이드우드핵발전시설에서 방사성물질누설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3월 6일 미국 테니시주의 어윈에서 방사성물질누설사고가 발생했다. 2등급 사고였다.
2006년 3월 11일 벨기에 플레류스방사성물질연구소에서 가스누설사고가 발생했 다. 4등급 사고였다.


8) 2010년대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최악의 등급 7의 사고가 발생 했다. 이날 후쿠시마 제2핵발전소에서는 냉각기능이 일시 상실되는 3등급의 사고 가 발생했다. 2013년 5월 23일 일본 J-PARC방사성동위원소누설사고가 발생했다.
1등급 사고였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사고는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의 영향으로 원자로의 노심용융 등 방사성물질의 방출을 동반한 최악의 핵발전소사고이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012년 6월 발표에서 사고 후 4월 12일 현재까지 방출된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77만 TBq이라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2012년 8월 현재 보름분의 평균방출량이 2억 Bq(0.0002TBq) 정도라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20km권내에는 일시경제구역이 됐지만 피난지시해제준비구역, 거주제한구역, 귀환곤란구역으로 재편됐으며 귀환곤란구역은 원칙적으로 일반주민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2015년 4월 현재 원자로 내 연료의 거의 전량이 용해됐으며 높은 선량의 대기토양 및 해양의 방사능오염이 발생하고 있고 방출량은 줄어들지만 지금도 매일 방출로 인한 요염은 계속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직접 원인으로 한 공식 사상자는 지진 및 쓰나미로 인해 4호기 터빈 건물에 있던 직원 2명과 기타 2명 등의 4명이며, 원전사고를 입은 주민 등이 피난과정에서 입원 중이던 인지증환자 21명이 이송 중 또는 후에 사망했고, 지진직후 피난과 더불어 최종적으로 50명이 사망했다. 넓게 잡으면 원전 관련사는 1600명에 이른다고 한다. 부상자도 지진에 의한 부상자 6명, 1,3호기의 폭발로 인한 부상자 15명, 그리고 방사능피폭자는 100mSv를 초과한 종업원 30명, 제염을 실시한 주민 88명, 기타 부상자 19명으로 드러났다.


다. 국내 핵발전소 사고․고장의 사례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금까지 크고 작은 핵발전소사고고장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 23기의 사고 및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된 사례는 모두 578회로 날 로 치면 6년 3개월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좌현 국회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그 중 고리1호기는 120회에 총 14만306시간, 날짜로 계산하면 총 3년 3개월간 발전정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987년 운전개시 이후 2014년 8월말까지 전체 가동시간의 약 1/25 정도의 기간을 발전정지한 것이 된다. 1983년 운전을 개시한 고리2호기는 이 기간 총 61회 정지에 정지시간은 5129시간 56분으로 고리 1·2호기를 합하면 총 181회에 정지기간은 총 2년 2개월이나 된다. 가장 오래 정지됐던 기간은 고리1호기로 1994년 11월 증기발생기 누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1,321시간 19분, 약 55일을 정지했다.
고리1호기 가동에서부터 2012년까지의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노후원전이 많은 고리, 월성원전은 우리나라 원전고장의 44.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고장률이 높은 원전을 나열하면 고리1호기 3.69(회/년), 고리 2호기 2.10(회/년), 고리 3호기 1.86(회/년), 울진 1호기 1.80(회/년) 순이다. 신고리와 신월성을 제외한 우리나라 원전의 연간 고장률은
1.39((회/년)으로 고리 1호기는 평균보다 2.7배의 높은 고장률을 보여 왔다. 연간 고장률이 평균보다 높은 원전은 노후원전인 고리1~3호기, 울진1호기, 영광1․2호 기, 월성1호기 등이며 이는 우리나라 원전고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부좌현 국회의원 보도자료, 2014.9.15; 김해창, 2015).
또한 주목할 것은 근년에는 원전사고 1등급 이상 사태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회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2008~13) 원전사고 등급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을 1차적으 로 책임지고 있는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문제를 되래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발생한 원전사고는 총 74건으로, 등급별로는 각각 0등급 63건, 1등급 7건, 가장 정도가 심각한 2등급은 2건(최근 발생한 2건은 등급미분류)인데, 이 중 사고발생과 관련하여 한수원의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정비 준비 또는 정비 후 기동 중 발생한 사고가 11건이고, 각각 0등급 7건, 1등급 3건, 2등급 1건으로 나타났다. 2012년 2월 발생한 이후 한수원의 은폐기도가 드러나 파문을 야기한 고리 1호기 사건(2등급)도 한수원의 계획예방정비 중 전원이 상실되면서 벌어진 사고였다는 것이다.(주8) 「최근 5년간(2008~13) 원전사고 등급별 현황」은 <표 2>, 이중 계획예방정비 관련 사고 현황은 <표 3>과 같다.

<표 2> 최근 5년간(2008~13) 원전사고 등급별 현황
출처: 중앙뉴스, 2013.10.11.

<표 3> 최근 5년간(2008~13) 원전사고 등급별 현황 중 계획예방정비 관련 사고 현황
출처: 중앙뉴스, 2013.10.11 재정리.

라. 핵발전소 사고의 교훈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전 세계 핵발전소의 사태는 다양한 원인과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관해서는 소위 ‘베크(Beck)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베크의 법칙이란 1965년 미국의 베크박사가 1964년까지 과거 21년간 미국 원전 246기의 원자로 및 원전사고기록을 분석해 발표한 논문의 결론을 말한다. 그것은 “첫째, 원전 사고의 경우 상상 가능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사고 시에는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사고는 예상치 못한 때,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일어나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상상 가능한 사고’란 원전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대의 사고를 말한다”(C.K. Beck, 1965; 荻野晃也, 2002, p.145).
이처럼 안전은 안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특히 핵발전의 경우 예상할 수 없는 사고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탈핵학자인 오기노 고야(荻野晃也) 전 교토대 공학부 교수는 2011년 9월 도쿄에서 행한 한 강연에서 원전 추진파들이 철저히 베크의 법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전 추진파들의 생각이야말로 오히려 희망적 관측으로 시종일관하고 있으며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원전 추진파들의 생각은 ‘첫째, 그러한 사고가 일어날 리가 없다. 둘째,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리가 없다. 어느 하나는 작동할 것이다. 셋째, 있을 수 있는 일은 모두 고려하고 있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쿠노 전 교수는 핵분열형 원자로는 제어가 곤란하며 사고가 일어나면 그 영향의 심각성과 지리적 광범위성은 매우 크고 ‘사고는 예상치 못한 때,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일어나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기에’ 지난번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비록 안전대책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그 뒤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또다른 사고가 일어날 지도 모를 일이라고 경고했다(김해창, 2013, p.47).
가네코 마사루(金子勝) 게이오대 교수는 『탈원전 성장론』(2011)에서 원전의 사고 원인 검증에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첫째, 안전내진성 등 원전의 핵심 구조에 근본적인 결함이 없는 지 제대로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둘째, 위기관리체제의 불충분함에서 오는 인위적인 실수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가령 사업주체, 인허가당국, 점검기관의 상호 관계의 시스템이 제대로 돼 있어 정보은폐나 사고은폐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셋째, 본래 예상되는 사태에 대해 사업주체 내지 인허가당국이 충분히 대비하고 있으며, 예상되는 사태에 대해 확실히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는가 하는 것이다.
2004년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에 해당하는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일본 원전에 대한 확률론적 안전성평가에서 1억년․원자로에 1회 격납용기 파손사고 확률로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11년 1억년 에 한번 발생할 확률의 사고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원자력안 전기술원의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월성 1호기의 확률론적 안 전성평가는 4천만년․원자로에 1회 격납용기 파손 발생확률이라고 한다. 도쿄전력 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가 발생하기 전 설령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연료 펠릿 고형화, 연료피복관으로 봉쇄, 원자로압력용기, 원자로격납용기, 원자로 철제 콘크리트 건조물의 ‘5중벽’이 있어 방사능누출사고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것을 ‘원전 안전신화’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신화’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로 한꺼번에 무너졌다. 이른바 ‘안전신화의 붕괴’이다(김해창, 2015. pp.18-19).
원전사고의 확률에 대해 동국대 김익중 교수는 『한국탈핵』(2013)에서 이렇게 설 명한다. 과거 핵사고를 일으킨 국가의 공통점은 첫째, 핵발전소 개수가 많은 대표 적인 나라라는 것이다. 미국, 옛 소련, 일본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원천기술보유국, 원자로 수출국, 원자력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핵발전소 숫자가 많은 나라에서만 대형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발전소의 개수가 가장 중요한 핵사고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웅변한다. 2013년 전 세계 핵발전소 444개 중 스리마일섬(1개), 체르노빌(1개), 후쿠시마(4개)를 합해 모두 6개의 대형 핵발전소사고가 발생했다. 이 확률은 1.35%에 해당한다. 이는 정부와 한수원이 이야기하는 ‘백만분의 1’ 확률이 아니다. 한 개의 핵발전소가 있을 때 그곳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그렇다는 것이다. 23개의 핵발전소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약 27%나 된다고 주장한다. 단 과거와 같은 확률로 핵사고가 일어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 연구소인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내놓은 핵 발전소의 사고확률 계산은 전 세계 440개의 민간 원자로를 기준으로 사고등급 7에 해당하는 중대 핵발전소사고가 지난 60년의 핵발전 역사에서 6개의 원전이 폭발한 것을 토대로 앞으로 지구상에서 원전이 중대사고를 일으킬 확률을 수 십 년에 1회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김기진 외, 2014).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2년 전인 2009년에는 일본 지진학의 대가인 이시하시 가쓰히코(石橋克彦) 고베대 명예교수가 ‘원전이 지진으로 대형사고를 일으켜 지진 재해와 방사능재해가 복합 증폭해 발생할 파국적 재해의 현실적 가능성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원전당국은 이를 애써 무시했고, 2010년 6월 후쿠시마 2호기에서 오작동으로 전원차단 및 수위저하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당시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건을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藤田祐幸, 2011).
정말 핵발전이 자연재해의 위험성에 안전한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핵발전은 자 연재해에 취약하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지진과 쓰나미가 겹친 사례이다. 지진에 대해 우리나라는 거의 대비가 되어 있지 않는데 우리나라도 2004, 2005년에 진도 5.2의 울진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환태평양 지진대가 활성화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고리1호기를 건설할 당시 양산지진대층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고리와 월성원전 일대는 활성단층도 다수 분포하기 때문에 지진 발생위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지역은 동일본대지진 이전에는 큰 지진이 없는 곳으로 알려진 지역이었다. 그래서 쓰나미는 아예 고려를 하지 않았는데 규모 9.0의 거대지진과 쓰나미가 와서 후쿠시마원전 대참사를 초래했던 것이다. 일본 원전 건설은 1960년대에 시작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 6기는 1973년부터 1987년에 착공된 것이다. 그런데 지진학에서 ‘판이론(plate tectonics)’이 대두한 것이 1980년이기에 1960~70년대는 그저 지진이 일어나지 않은 지진공백지대에만 지으면 된다고 하는 생각으로 원전의 입지가 정해져 건설돼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판이론에 따르면 지진공백지대라고 하는 것은 지진의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어 언제든지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다.
핵발전소는 자연재해는 물론이고 외부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핵발전소는 미국에서 만들 때 전시를 고려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와 같이 안보가 불안한 나라에서 원전은 자칫 잘못하면 테러나 전시에 큰 화약고가 될 수 있다.
야마자키 히사타카(山崎久隆) 박사는 ‘원자력시설에 대한 파괴적 행동의 의미’라 는 논문에서 항공기 추락이나 대테러, 핵시설 공격 등으로 인한 원전시설의 피해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원전은 항공기 추락을 예상해 설계되어 있지 않은 채 원전에 항공기가 추락할 확률은 1백만분의 1이라고 무시할 뿐 정작 의도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항공기 이외 주로 트럭폭탄이나 자폭하는 경우 원자로의 내부를 알면 주배관의 파괴나 ECCS(비상 노심냉각장치)계통의 기능마비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이며, 내부 협조가 있을 경우엔 노심파괴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도 이러한 공격에 원전이 극히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9.11테러 이후 미국이 가장 우려한 것이 원전에 대한 테러였다. 그래서 미해군특수부대 대원이 모의 테러훈련을 실시했는데 원전 침입을 시도한 결과 11개 원전 가운데 7개 원전에서 노심파괴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는 결과를 2001년 12월 미국 핵관리연구소가 발표한 바 있다(山崎久隆, 2002, pp.191-192).
한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선 보수 논객들로부터도 탈원전론이 나오고 있다. 보수론자들의 탈원전론은 원전이 북한의 미사일이나 테러리스트의 공격목표가 되지 않도록 국토에 원전을 배치하는 것에 대한 국방 안전보장상의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고바야시 요시노리는 일본의 원전이 테 러공격에 대해 매우 취약하다며 외국인 공작원이나 옴진리교 신자가 과거 원전 작업원으로 잠입한 사실이 있다는 것, 바다를 따라 들어선 원전이 외국의 공작선에 의해 해상공격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원전을 ‘잠재적 자폭핵무기’로 부르며 원전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또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등 일본의 대표적 우익인사인 자민당의 나카가와 쇼이치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려고만 하면 핵무기 등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원전 어느 한곳을 미사일공격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해 중국 및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일본 동해쪽에 원전이 30여기가 집중돼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린 적도 있다(山岡淳一郎, 2011).
세계 핵발전소 사고 사례를 살펴본 결론은 핵발전소는 ‘대형사고가 날 가능성이 상존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사고는 무엇보다 기술적 대응을 자신하고 ‘원전 안전신화’를 맹신하거나 인적 실수가 발생하는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핵발전소의 수를 가능한 한 줄이고, 대안에너지로 대체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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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http://www.iaea.org/pris
주2) http://www.aesj.or.jp
주3) INES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 일반적으로 ‘국제원자력사고등급’ 또는 ‘국제원자력사고평가척도’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하면 ‘국제핵사태평가척도’라고 하는 것이 많다. INES에서는 event(사태), incident(이상), accident(사고)를 구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 모두를 편의상 ‘사고’로 표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event를 사상(事象)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는 event를 사태로 번역하기로 한다.
주4) en.wikipedia.org/wiki/List_of_civilian_nuclear_accidents와 http://www.rist.or.jp/atomica를 참고로 194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연대별로 요약 정리했다.
주5) 지금은 세라필드(Sellafield)로 이름이 바뀌었다.
주6) 1초 동안에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하는 방사능(1dps)을 1베크렐(Bq)이라 한다. TBq(테라베크렐)은 10의 12승 베크렐, GBq(기가베크렐)은 10의 9승 베크렐, 메가베크렐은 10의 6승 베크렐이다.
주7) 이는 1986년 체르노빌사고 때 176만TBq의 요소 131, 650만TBq의 키세논133, 8만TBq의 스트론튬90 및 6100TBq의 플루토늄, 게다가 12종의 다른 방사성핵종이 동시에 방출된 것과 비교된다. 1979년 스리마일사고에서는 윈스케일보다 25배나 많은 키세논135가 방출됐지만 요소・세슘・스트론튬은 적었다. 후쿠시마사고 예비조사에서 대기로 방출된 추정치는 체르노빌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윈스케일화재사고의 방출을 상당히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8) 중앙뉴스, 2013.10.11, http://www.ejanews.co.kr


<참고문헌>
김기진 외 18명. 한권으로 꿰뚫는 탈핵. 무명인. 2014.
김익중. 한국탈핵. 한티재. 2013.
김해창. 저탄소대안경제론. 이후. 2013.
김해창. 탈핵으로 가는 길 Q&A-고리1호기 폐쇄가 시작이다!. 해성. 2015.
金子勝. 脫原發成長論. 築摩書房. 2011.
藤田祐幸. もう原發にはだまされない. 靑志社. 2011.
山岡淳一郎. 原発と権力 戦後から辿る支配者の系譜.ちくま新書 2011
山崎久隆. 原子力施設への破壞的行動の意味. アソシエ, 10. 御茶の水書房. 2002.
荻野晃也. 近代科学技術と予防原則:原發から電磁波まで. アソシエ, 10. 御茶の水書房. 2002.
C.K. Beck: Proc. 3th Conf. Atomic Energy, Geneva, 1965.
INES User’s Manual 2008 Edition, IAEA, 2013. p.3.
en.wikipedia.org/wiki/List_of_civilian_nuclear_accidents
http://www.aesj.or.jp
http://www.ejanews.co.kr
http://www.rist.or.jp/atom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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